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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대단한 부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진 이구동성

"제가 가진 신념 중 하나는 감독은 모두 자신만의 언어, 목소리가 있다는 것이죠. (영화 안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어떤 게 있다면, 관객도 그것을 느낄 겁니다. 그게 감독과 관객의 대화입니다. 이 감독이 자신만의 언어로 영화를 만드느냐가 심사의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실비아 창(62) 감독은 2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떤 기준으로 영화를 심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관객의 입장에서 감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며 이렇게 답했다.

뉴 커런츠 부문은 아시아의 신예 감독을 통해 이 대륙을 대표할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섹션이다. 올해는 이란과 터키에서 만들어진 '검은 말의 기억'(감독 샤흐람 알리디), 레바논과 유럽을 거쳐 만들어진 '귀향'(감독 지하네 쇼엡), 한국영화 '소통과 거짓말'(감독 이승원) '천당의 밤과 안개'(감독 정성일), 인도영화 '라디오'(감독 하리 비스와나스), 일본의 '서북서'(감독 나카무라 타쿠로), 이란의 '아야즈의 통곡'(감독 하디 모하게흐), 카자흐스탄의 '호두나무'(감독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 등 8편이 초청됐다.

이 중 2편을 선정해 3만 달러의 상금을 주게 될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장인 실비아 창 감독을 비롯해 인도 감독 아누락 카시압, 한국의 김태용 감독, 독일의 전설적인 여배우 나스타샤 킨스키, 미국의 영화평론가 스테파니 자카렉이다.

5명의 심사위원은 "감독 자신만의 언어", "독창성", "감정의 여운"을 공통적인 심사기준으로 꼽았다.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 신분으로 참여했던 김태용 감독은 "내 영화가 이 영화제에서 상영될 것이라고는 그때 전혀 생각지 못했다. 20년이 지나 영화제의 심사위원이 돼 감사한 마음"이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영화는 끝나고 나면 남겨진 것이 있다"며 "그 남겨진 것들에 대해 다른 심사위원과 대화하고 의견을 교환해 좋은 결과를 내놓겠다"는 심사 기준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주목받은 심사위원은 역시 배우 나스타샤 킨스키다. 킨스키는 '빗나간 동작'(1975) '테스'(1979) 등에 출연하며 1970~80년대 세계 남성의 마음을 흔들었던 여배우다. 청순하면서 섹시한 외모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킨스키는 "감동을 주는 영화"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다 봤을 때 여운이 중요하다. (영화를 보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결국은 사랑일 텐데, 그 사랑을 보겠다"는 것이다.

아누락 카시압 감독은 "감독의 정형화되지 않은 영화 언어", 스테파니 자카렉 평론가는 "기존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을 평가 기준으로 삼겠다"고 공개했다.

심사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인터뷰 도중 "매우 크게 감동했다"며 심사위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이 "흥미롭고 훌륭한 영화제"라고 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실비아 창 심사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는 홍콩과 대만에서 활동하면서 우리 영화를 다른 대륙, 많은 관객에게 선보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곳"이라며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제"라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추어올렸다.

나스타샤 킨스키 심사위원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적인 행사다. 전 세계에서 모이는 훌륭한 재능의 감독과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부산"이라며 "이곳은 마법과 같은 곳"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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