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제 6회 세계군인체육대회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2일 막을 올리는 이번 대회는 규모면에서 역대 최대를 자랑한다. 저비용 고효율 대회, 문화 대회로도 조명받고 있다. 뉴시스는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을 슬로건으로 내건 대회의 주요 특징을 3차례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국경을 초월한 군인들의 올림픽’ 세계군인체육대회는 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에서 태동했다. 인류를 절멸의 위기로 몰아간 두 차례 대전의 가공할 폐해에 경악한 연합국 지도자들이 마주한 현실이 대회 출범의 토양으로 작용했다.
세계 군인들의 우정을 다지고, 범세계적인 평화에 기여한다는 이상을 내걸고 1948년 2월 프랑스 니스에서 창설된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SIM)가 그 첫걸음이었다.
제6회 경북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는 이같은 인류 평화의 정신을 계승한 대회다. 각국의 군인들은 대회 기간 중 총과 계급장을 내려놓고 축구, 레슬링, 복싱을 비롯한 24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대회는 무엇보다 참가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를 자랑한다. 전 세계 122개 나라에서 7300여명의 선수 및 임원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는 군인 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선수들이 참가한 지난 201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의 기록을 깬 것이다. 리우 대회보다 9개국이 더 참가한다.
한국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의 새'로 고구려의 국조이기도 한 '삼족오(三足烏)'를 엠블럼으로 택한 대회는 10월2일부터 11일까지 10일 간 열린다.
국군체육부대가 있는 문경을 비롯해 포항, 김천, 안동, 영주, 영천, 상주, 예천 등 8개 시에서 열전에 돌입한다.
포항에서 해군 5종 등 4개 종목을 치르고, 김천과 안동, 영주 등 기타 시·군에서 나머지 종목들이 분산 개최된다. 주경기장이 있는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9개 종목이 진행된다.
대회 종목은 모두 24개에 달한다. 참가 선수들은 육상, 수영, 축구, 사이클, 펜싱, 농구, 유도, 마라톤, 요트, 배구, 레슬링, 양궁을 포함해 일반 종목 19개, 군사종목 5개에서 기량을 겨룬다.
육군 5종, 해군 5종, 공군 5종, 고공강하, 오리엔티어링를 비롯해 군사 종목들은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대회의 최대 볼거리는 고공강하이다. 참가 선수들은 항공기를 타고 고도 1100m 상공으로 향한다. 이어 항공기에서 뛰어 내린 뒤 낙하산을 펼치고 목표점에 가장 가까이 착지한 이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다.
오리엔티어링 종목도 눈길을 끈다. 참가자들은 지도와 나침반 만을 이용해 명기된 통과지점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다른 대회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번 대회는 ‘저비용 고효율 대회’를 표방하고 있다. 국제대회를 치르고 빚잔치를 벌이는 지방자치단체들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기존 시설들을 재활용해 비용을 대거 줄인 것이 특징이다. 화려함을 지양하고 실리를 추구한다. 대회가 치러지는 총 30개의 경기장 대부분은 기존 시설을 활용했다.
메인프레스센터(MPC)와 국제방송센터(IBC)는 유도장과 펜싱장을 개조해 만들었다.
특히 문경에 이동식 숙소(캐러밴) 350대를 만들어 선수촌을 대체했다. 캐러밴 제작 비용은 35억원. 아파트를 지었을 때 예상되는 건축비 800억원의 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조직위의 설명이다.
대회 기간 동안 문경 캐러밴은 1300여명을 수용하게 된다. 조직위는 대당 2650만원이 들어간 캐러밴을 대회가 끝난 뒤 일반에게 1650만원에 매각한다. 대회 사상 처음으로 개·폐회식도 유료화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종합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군복무중인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같은 목표달성의 최전선에 선다.
다음달 12일 전역을 앞둔 국가 대표 축구대표팀의 원톱 이정협(24),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권하늘(27),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사격의 음빛나(24) 등을 앞세워 금빛 메달 사냥에 나선다.
개회식은 다음달 2일 열린다. 참가국 군인 선수들이 자국의 군복을 입고 행사에 참가한다. 미리 준비한 군무도 펼칠 예정이다.
문화관광 프로그램도 이번 대회의 또 다른 볼거리다.. 유교문화와 실크로드 경주, 동해안,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6개 코스를 마련하고, 이들 코스와 선수촌 간에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또 대회 기간 중 선수촌에서 전통문화 체험행사, 사자탈 사물놀이, 비보이 공연을 하고, 영화도 상영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