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프로그램을 장착한 '체조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까지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손연재는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러시아로 출국했다. 손연재는 옐레나 리표르도바(러시아) 코치의 지도 아래 노보고르스크 훈련센터에서 시즌 준비에 몰두할 계획이다.
손연재는 "2014년이 시작된 뒤 첫 번째 전지훈련이다. 4가지 종목에서 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출국 하루 전인 지난 9일 올 시즌에 사용한 새로운 프로그램 배경음악을 공개했다.
후프는 발레에서 주로 사용되는 루드비히 민쿠스(오스트리아)의 '돈키호테'로 결정했고 볼은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인 마크 민코프의 '노 원 기브스 업 온 러브'를 선택했다. 곤봉과 리본은 각각 '루나 메조 마레'와 '바레인'에 맞춰 연기할 계획이다.
이중 돈키호테는 갈라쇼에서 종종 선보였던 음악이다. 어렸을 때 발레를 함께 접했던 손연재는 "(프로그램 선정에) 어느 때보다 내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손연재는 "어릴 때부터 발레를 같이 배웠다. 코치님과 함께 발레를 자주 보러 다녔다. 매 시즌마다 발레 음악은 하나씩 꼭 넣었던 것 같다"면서 "갈라쇼와 같은 돈키호테이지만 예전보다 강한 부분도 있고 부드러운 부분도 있다"고 소개했다.
리본에 대해서는 "기존에 했던 음악과 다른 분위기다. 프로그램을 짜다보니 잘 어울릴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새로운 프로그램은 표현력과 기술난도 모두에 중점을 뒀다. 손연재는 "리듬체조는 기계체조의 양학선 선수처럼 신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1분30초의 프로그램이 하나의 동작처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를 앞두고 있는 손연재는 러시아에서 완성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힘과 체력을 보완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손연재는 "지난해는 1월에 부상을 당해 시즌 준비가 늦었다. 그래서 체력 보완의 시간이 부족했다"며 "이번에는 11월부터 준비를 해 작은 부분에도 신경을 쓸 시간이 생겼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러시아로 가면 오전, 오후로 훈련만 계속할 것이다. 동계훈련이 시작되면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잘 버텨내겠다"고 덧붙였다.
전지훈련에는 어머니 윤현숙씨가 동행한다. 20살에 불과한 손연재에게는 어머니의 존재가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손연재는 "(러시아에 가면)항상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집이라는 공간이 있으니 편하다. 이번에도 엄마와 같이 동행하는데 좀 더 편하게 훈련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본격적인 시즌 출발을 알린 손연재는 다음 달 말 열리는 모스크바그랑프리를 첫 대회로 선택했다. 이후에는 10개 가까운 대회를 소화한 뒤 최종목표인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경험면에서는 손연재를 따라올 이가 많지 않지만 잠재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어 결코 녹록지 않다.
손연재는 "올해는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춰 경기를 치를 생각이다. 경험도 쌓으면서 곡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라며 "아시안게임이 인천에서 열려 책임감도 있고 부담감도 따르지만 즐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