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걸그룹 '오로라' 출신 검지(26·전검지)가 마침내 솔로 가수로 나섰다. 대기만성(大器晩成)이 기대되는 끼가 넘치는 4차원 가수다.
지난달 발표한 싱글 '딱 한잔만'은 뉴 사운드 트로트곡을 표방한다. 작곡가 닥터지가 프로듀싱한 곡으로 빠른 하우스 비트와 '뽕짝' 리듬이 조화를 이룬다.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층까지 겨냥한 세미 트로트곡이다.
2011년 오로라 2기로 데뷔한 이후 군부대를 중심으로 '삼촌부대'를 이끌고 다닌 그녀는 재작년 말 오로라를 탈퇴하고 환호미디어에서 1년 간 솔로 활동을 준비해왔다.
본래 출중했던 춤 실력에 트레이닝을 통한 보컬 능력까지 갖추게 된 검지는 "무대에서 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도 끼를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수다스럽지는 않지만, 내내 방실방실 거리며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는 그녀였다.
-'딱 한잔만'은 아기자기한 '귀여운' 맛이 있는 곡이에요.
"사실은 제가 사적인 자리에서 애교도 많아요. 이번 활동이 대중에게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계기라 기대가 커요."
-솔로 활동이 물론 기쁘겠지만 부담스러울 법도 해요.
"처음에는 부담감이 엄청 컸어요. 노래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었거든요. 오로라 활동도 급작스럽게 시작해서 병풍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말이죠(웃음). 근데 지금 회사 들어와서 보컬 레슨을 처음 받았는데 선생님께서 숨겨진 끼와 재능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발성이 트여 있다고(웃음). 제가 장윤정 선배님을 워낙 좋아해서 노래를 계속 따라 불렀더니 꺾기는 자연스레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상하게 솔로 활동에 자신감이 붙었어요. 무엇보다 혼자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 그룹 활동할 때는 멤버마다 콘셉트가 정해져 있어서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이제는 무대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잖아요."
-오로라 활동이 검지 씨에게 도움이 된 것이 있나요?
"멤버들과 24시간 내내 함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대인 관계에 있어 많은 것을 배웠어요. 눈치도 빨라지고(웃음)."
-맨 처음에 어떻게 가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건가요?
"제가 김해에서 스타였어요(웃음). 노래 부르는 거랑 춤 추는 걸 좋아해서 주목 받았죠. 근데 부모님이 반대가 심해서 대학 카지노학과에 들어갔고 서울에 올라와서 일을 하게 됐죠. 근데 가만히 일만 하는 건 정말 체질이 맞지 않았어요. 저는 '쇼'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러다 방송 댄스 학원을 보게 된 거예요. 그 때가 스물 두살이었는데 아이돌로 데뷔하기에는 늦은 편이었죠. 근데 댄스팀 단장님이 끼가 있다고 하셔서 춤을 제대로 배웠고,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이주노 선생님이 준비하던 영화('걸파이브')에 합류하게 됐죠."
-아 그 영화 2011년에 제작이 중단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네 중간에 제작이 무산됐어요. 시골에서 상경한 소녀들이 걸그룹이 되는 영화였는데 저는 주인공 팀 반대편에 있는 잘 나가는 팀의 멤버 중 한명을 맡기도 했었죠. 근데 이 때 함께 연습했던 친구들이 잘 됐어요. 시골에서 올라온 팀 멤버로는 남보라 씨가 있었고, 이성경 씨는 저와 함께 잘 나가는 팀 중 한명이었어요. 제가 잘 돼서 (지금은 톱스타가 된) 성경 씨에게 편하게 인사를 하고 싶어요. 근데 저를 기억할 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통통 튀는 말투에 묻어있는 끼로 보니, 개그에도 소질이 있는듯 한데요.
"오로라 활동 초기에 지금 '개그콘서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수지·박은영 언니와 함께 MBC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당시 회사에서 제게 '개그의 피'가 흐른다며 PD님께 개그 프로그램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좋게 봐주셔서 다섯 번을 연속으로 출연했죠. 마지막에는 오로라 멤버 전원이 나가기도 했어요."
-사실 나이는 아이돌 걸그룹과 비슷하고 끼 역시 그에 못지 않은데 트로트 장르를 하는 것이 좀 아쉽지는 않나요?
"저는 장르를 떠나 '딴따라' 자체가 너무 좋아요. 마이크를 잡고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자체가 행복하죠. 박수를 받을 때 그 희열은 정말 표현이 안 돼요.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면 잘 안 돼요. 무대 위에서는 힘을 더 받죠. 그러니 장르는 상관 없어요. 군부대에서는 한류스타가 될 듯 환호도 받았어요. 아이돌 그룹 멤버처럼 플래카드에 제 이름이 적히기도 했죠(웃음)."
-트로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우리 민요 가락에 흐르던 한이 표현돼 있죠. 꺾으면서 부르는 것에 재미도 있고요. 기교를 마음껏 넣어서 부를 수 있잖아요(웃음)."
-에너지가 넘치는 듯한데 검지 씨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가끔 그런 에너지가 너무 심해서 어떤 분들은 '돌아이' 같다고 하시는데…(웃음).
-그런 끼가 없으면 연예인 못하죠(웃음)."
"네 감사합니다. 그럼 잘 할 자신이 있어요. 그리고 몸매가 좋나(웃음)?"
-첫 솔로곡 활동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검지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보셨다고 말씀해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