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현대캐피탈에 덜미를 잡히며 선두 자리를 내줬던 삼성화재가 최하위 한국전력을 제물로 충격에서 벗어났다.

삼성화재는 8일 오후 7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3-0(25-22 25-20 25-18)으로 완승했다.

지난 5일 현대캐피탈전에서 1-3으로 져 2위로 떨어진 삼성화재는 이날 완승으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13승4패(승점 36)가 된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12승4패·승점 35)을 끌어내리고 3일만에 선두를 회복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달 8일 현대캐피탈전(3-2 승) 이후 한 차례도 승리를 맛 보지 못했다. 지난 6일 외국인 선수 밀로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국내 선수들끼리 의지를 다졌지만 역부족이었다.

사실상 레오의 원맨쇼에 가까운 경기였다. 팀 공격의 70%가까이를 책임진 레오는 혼자서 32점(공격성공률 67.5%)을 쏟아내며 삼성화재의 공격을 도맡았다. 나머지 선수들이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지만 문제되지 않았다.

1세트는 혼자서 12점을 쏟아낸 레오의 화력을 앞세운 삼성화재가 지배했다. 1세트 한 때 20-14까지 크게 앞서며 한국전력을 윽박질렀다.

하지만 한국전력은 철저하게 삼성화재의 약한 서브리시브를 파고들며 22-20까지 따라잡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잇따라 범실을 내며 추격의 의지가 꺾였다. 결국 필요할 때 득점을 만들어낸 레오가 버틴 삼성화재가 먼저 웃었다.

삼성화재는 레오를 활용한 확실한 공격에, 상대 서브 범실을 묶어 손쉽게 점수를 벌었다. 삼성화재가 2세트 흐름을 잡는 것은 당연 수순이었다.

16-15가 2세트의 승부처였다. 레오가 균형을 무너뜨렸다. 레오의 오픈 공격으로 2점 차로 벌린 삼성화재는 이어 터진 레오의 서브에이스 2개와 이선규의 블로킹을 묶어 20-15로 달아났다.

상대 김영래의 서브범실로 세트포인트를 맞이한 삼성화재는 하경민의 서브마저 라인을 벗어나 2세트를 챙겼다.

강서브 강박에 사로잡힌 한국전력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잦은 서브 범실을 냈다.

승부를 가리는 데까지 오랜 시간은 필요없었다. 앞선 두 세트를 모두 따낸 삼성화재는 여세를 몰아 3세트도 접수했다.

12-12에서 내리 4연속 득점에 성공한 삼성화재는 오픈 공격 2개와 서브에이스까지 몰아친 레오의 공격을 앞세워 20-14까지 만들었고 무난히 승리를 맛봤다.

서재덕과 김진만이 나란히 14득점씩을 올린 가운데 전광인도 12득점으로 토털배구의 가능성을 알렸지만 잦은 서브 범실로 고개 숙였다. 탈꼴찌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현대건설이 KGC인삼공사를 3-2(19-25 25-16 22-25 25-16 15-9)로 물리치며 2연패에서 벗어났다.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이 알토란같은 블로킹 7개를 포함해 31득점(공격성공률 57.89%)으로 펄펄 날았고, 외국인 선수 바샤도 22점(공격성공률 41.17%)으로 제 몫을 했다. 황연주도 13점으로 힘을 보탰다.

KGC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조이스가 혼자서 42점을 올렸지만 고비마다 나온 잦은 범실을 극복하지 못해 3연패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