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5·선더랜드)이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선더랜드가 캐피털원컵 4강 1차전에서 전통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꺾었다.
선더랜드는 8일 오전 4시45분(한국시간) 영국 선더랜드의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맨유와의 2013~2014시즌 캐피털원컵 4강 1차전에서 후반 19분에 터진 파비오 보리니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뒀다.
선더랜드가 맨유를 꺾은 것은 2000년 11월 리그컵 이후 처음으로 햇수로 14년 만이다.
기성용은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의 중심에 서며 선더랜드의 승리를 이끌었다.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지만 안정적이었다.
선더랜드는 전반을 1-0으로 앞섰다가 후반 초반에 동점을 허용했지만 보리니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먼저 웃었다.
2차전은 이달 23일 오전 4시45분에 맨유의 홈 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다.
전반 중반까지 팽팽한 탐색전이 펼쳐졌다.
리그에서 2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선더랜드가 서서히 주도권을 잡았다. 위력적인 장면을 만들진 못했지만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맨유를 압박했다.
선더랜드는 0-0으로 끝날 것 같았던 전반 추가시간에 행운의 선제골을 맛봤다. 웨스 브라운의 패스를 경합하는 과정에서 맨유의 베테랑 라이언 긱스가 자책골을 기록했다.
선더랜드의 브라운이 문전으로 찔러준 패스를 바슬리와 긱스가 나란히 슬라이딩으로 경합하다가 나온 골이다. 선더랜드는 이 골로 전반을 1-0으로 앞섰다.
맨유는 후반 초반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7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가 톰 클레버리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동점을 허용한 선더랜드는 후반 11분에 아담 존슨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적중했다. 전방에서 적극적인 돌파로 맨유의 수비라인을 흔들었고 기어이 기회를 만들었다.
존슨은 후반 18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클레버리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다소 애매한 판정이었지만 선더랜드 입장에서는 행운이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보리니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했다. 선더랜드가 2-1로 다시 앞섰다.
맨유가 바빠졌다. 벨기에의 신성 야누자이를 앞세워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선더랜드가 수비에 힘을 주자 이마저도 수월하지 않았다.
데이비드 모예스 맨유 감독은 후반 29분에 대런 플레처·후반 42분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투입하면서 마지막 반전을 꾀했지만 결국 선더랜드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첼시를 꺾고 4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선더랜드의 상승세는 현재진행형이다.
맨유는 토트넘과의 리그 20라운드와 스완지시티를 상대로 한 FA컵 64강전에 이어 이 경기까지 3경기 연속으로 패했다. 2014년 새해를 3연패로 시작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뒤를 이어 맨유 지휘봉을 잡은 모예스 감독은 지난해 7월 부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