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이 오는 8일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피겨여왕' 김연아(24)·'빙속 3남매' 이상화(25·서울시청)·모태범(25)·이승훈(26·이상 대한항공)이 전해줄 금빛 낭보가 기다려지는 가운데 소치를 뜨겁게 달굴 해외 스타들도 멋진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 선수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아사다 마오(24·일본)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에게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던 아사다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아사다는 승부를 떠나 김연아와 얽힌 그동안의 많은 스토리때문에 주목을 끌고 있다. 주니어 시절부터 형성된 둘 사이의 라이벌 구도는 이번 소치에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소치동계올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아사다와 김연아는 빙판 위에서의 마지막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자국 일본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아사다는 2013년 12월 1장의 소치 티켓이 걸린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3위(합계 199.50점)를 차지했다.
나머지 2장은 2013~2014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최고 성적자와 일본선수권 2·3위와의 비교를 통해 가려진다. 아사다는 지난해 12월7일 일본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합계 204.02점)을 차지해 소치행을 확정했다.
아사다는 2013~2014시즌 그랑프리 1차·4차 대회에서 모두 200점을 넘기는 우승으로 승승장구했다. 특히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는 개인 최고점수(207.59점) 우승으로 올림픽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물론 가장 최근에 열렸던 일본선수권에서도 주무기인 트리플악셀을 깔끔하게 성공하지 못한 터라 불안한 분위기다.
하지만 아사다는 최근 일본의 한 행사에서 "소치올림픽에서 가장 좋은 색깔의 메달을 가져오겠다"고 깜짝 발언을 했고, 이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아사다 기(氣)살리기' 프로젝트가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드컵에서 59차례나 정상에 오른 '스키여제' 린지 본(30·미국)은 여자 알파인 스키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경기장 밖에서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9·미국)의 연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간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한 그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라이벌 마리아 라이히(30·독일)를 따돌리고 활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비로소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본은 소치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하고 월드컵에서 역대 최다기록인 62개 금메달(안네마리 모세르 프로엘)을 넘어서기를 바라고 있다.
최근 영국 BBC가 선정한 '소치에서 메달이 기대되는 선수 1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된 본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상 극복이 최대 관건이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 슈퍼대회전 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고 재활에 매달린 본은 11월 활강훈련 도중 전복 사고를 당해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밴쿠버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2010년 활강과 슈퍼대회전, 복합부문 랭킹 1위를 차지했던 본은 이후 거듭된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순위가 많이 떨어졌다.
2013~2014시즌 종합 세계랭킹에서 41위에 머무르고 있고 주종목인 활강과 슈퍼대회전 순위는 각각 30위와 17위에 그쳤다.
그 사이 '동갑내기 라이벌' 라이히가 본의 올림픽 2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시즌 종합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다. 활강(1위)·회전(4위)·슈퍼대회전(8위)·대회전(12위) 등 모든 분야에서 고른 활약을 보이고 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최강자 숀 화이트(28·미국)는 동계올림픽 3연패를 노리고 있다.
치렁치렁한 붉은 머리로 인해 '플라잉토마토'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그는 2006토리노동계올림픽과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2연패에 성공해 이 부문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스노보딩 기술을 구사한다고 해 '외계인'이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을 만큼 그를 따라올 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케이트보드에서 시작된 화이트의 X-게임 경력은 자연스레 스노보드로 이어졌고, 윈터 X-게임에서 4년 연속 우승을 포함해 10차례 정상에 오르는 등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스노보드 날을 잡고 공중에서 3바퀴를 도는 1080도 회전을 구사하는 그의 기술은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흑색 탄환' 샤니 데이비스(33·미국)를 빼놓고서는 동계올림픽을 이야기할 수 없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무려 8차례 세계기록을 세우며 '흑색 탄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재는 1000m와 1500m에서 세계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2009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 1000m에서 1분06초42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3개월 뒤 열린 월드컵에서는 1500m에서 1분41초04로 결승선을 통과, 기존 세계기록을 1초 이상 앞당겼다.
2006토리노동계올림픽과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남자 1000m 2연패를 달성한 그는 어쩌면 마지막 올림픽이 될지도 모를 이번 소치에서 3연패를 꿈꾸고 있다.
데이비스는 1000m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의 모태범(25·대한항공)이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존재다.
최근 열린 미국대표선발전에서 가까스로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그는 소치에서 마지막 투혼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