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적수로 만난다.
현역 은퇴한 '초롱이' 이영표(37)와 '반지의 제왕’ 안정환(38)가 브라질월드컵 해설자로 나설 전망이다.
3일 축구계와 방송계에 따르면 이영표는 KBS 해설위원 위촉을 최근 확정지었다. 안정환은 MBC 확정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이 월드컵 해설자로 나서게 되면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2006독일월드컵 원정 첫 승·2010남아공월드컵 첫 원정 16강을 '공'(안정환)'수'(이영표)에서 지원한 두 축구 영웅이 경쟁하는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된다.
특히 2002·2006(이상 MBC)·2010(SBS) 등 3회 연속 월드컵 해설을 맡아 이 분야의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는 SBS 차범근(61) 해설위원의 아성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이영표와 안정환이 축구 해설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차 위원의 노하우를 따라잡기에는 다소 버거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비장의 카드가 있다.
한 가지는 국내에서 극소수만 가진 월드컵 3회 연속 출전 경험이고, 다른 하나는 현 대표팀을 꿰뚫고 있다는 점이다.
이영표와 안정환은 홍명보(45) 감독과는 2002월드컵에서는 선후배 선수로, 2006월드컵에서는 코치와 선수로 고락을 함께 했다. 김태영(44) 수석코치와는 2002월드컵에서 선후배 선수로 같이 뛰었다. 또 이청용(26·볼턴)·기성용(25·선더랜드)·김보경(25·카디프시티)·정성룡(29·수원) 등 홍명보호 주축선수들과는 2010월드컵에서 첫 원정 16강을 일구기도 했다. 박주영(29·아스날)과는 2006·2010월드컵에서 함께 활약했다.
이영표는 지난해 11월 현역 은퇴했다.
안정환은 이보다 앞서 2012년 현역은퇴한 뒤 부인(이혜원씨)과 사업을 하면서 K리그 홍보대사 등으로 활동했다. 지난해부터는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도 출연하고 있다. 지난해 5월 SBS TV '정글의 법칙 in 히말라야'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MBC TV 예능 '일밤-아빠 어디가 시즌2' 출연설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월드컵 해설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박지성(33·PSV아인트호벤)의 해설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