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WKBL에 무서운 새 얼굴이 나타났다. 주인공은 용인 삼성생명의 외국인 선수 샤데 휴스턴(28)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휴스턴의 맹활약에 힘입어 70-59로 승리, 올 시즌 처음으로 3연승을 달렸다.
이로써 삼성생명(6승10패)은 4위 구리 KDB생명(6승9패)과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히며 중위권 판도의 핵으로 부상했다.
휴스턴은 39점(10리바운드)을 챙겨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커리(KB국민은행)가 기록한 36점이었다.
앞서 국내 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12월29일 KB국민은행전에서도 25점 8리바운드로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2경기 평균 32점 9리바운드 3.5어시스트.
휴스턴은 "매우 중요한 시기에 연승을 거뒀다는 게 기쁘다. 앞으로도 팀이 갈 때 함께 갈 수 있는 엔진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적응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치른 2경기에서 보여준 휴스턴의 폭발력은 과거 남자 프로농구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단테 존스를 연상하게 한다.
단테 존스는 지난 2005년 안양 SBS(현 KGC인삼공사)에 대체선수로 합류해 15연승을 이끌었다. 호쾌한 덩크슛을 비롯해 화려한 공격력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했고, 리그 판도까지 뒤흔들었다.
2008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0순위로 미네소타에 지명된 휴스턴은 2009년 올스타에 선정됐고 2011년에 팀 우승에 공헌한 수준급 포워드다.
앞서 코네티컷대학에 재학 중이던 2007년에는 아메리카 대륙 국가들의 종합 스포츠 대회인 팬아메리칸게임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183cm의 신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운동능력과 순간적인 돌파·유연한 몸동작이 휴스턴의 강점이다. 한국에 오기 전 뛰었던 스페인 리그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평균 19.1점 7.1리바운드를 올렸다.
휴스턴은 "내가 팀에서 해야 할 임무는 득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리바운드·어시스트 등 모든 부분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 그게 나의 역할이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농구는 굉장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함정수비가 굉장히 빠르다"며 "체스 게임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역할에 따라 정확하게 움직여야 하기에 생각할 게 많다"고 더했다.
다만 휴스턴의 공격 빈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은 개선할 점으로 지적 받는다.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은 "승리를 거뒀지만 아쉬운 부분이다"며 "올스타 휴식기 동안 고쳐야 할 부분이고, 전체적으로 틀을 잡겠다"고 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3승10패로 바닥을 헤매던 삼성생명. 휴스턴 합류 이후 대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