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새해 첫 날 대한항공과의 빅 매치에서 웃었다.
현대캐피탈은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2(25-20 23-25 26-24 16-25 15-13) 승리를 거뒀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린 2위 현대캐피탈은 11승4패(승점 32)로 선두 삼성화재(12승3패·승점 33)와의 격차를 승점 1점으로 좁혔다. 5일 삼성화재와의 맞대결을 이길 경우 1위로 나설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체력 저하를 노출하고 있는 아가메즈(28점)가 33.82%의 낮은 공격 성공률로 흔들렸지만 18개의 블로킹을 쏟아내며 어렵게 1승을 추가했다. 윤봉우가 홀로 6개를 책임졌다. 부상에서 복귀한 문성민은 7점을 보탰다.
기선을 제압한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세터 권영민의 손끝에서 시작된 공격이 원활하게 전개되면서 14-11 리드를 잡았다. 마이클의 침묵 속에 줄곧 끌려가던 대한항공은 17-21에서 곽승석의 서브가 네트에 맞고 에이스로 연결되는 행운이 따랐지만 초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첫 세트를 빼앗겼다.
대한항공은 황동일 대신 백광언을 2세트 선발 세터로 내세웠다. 상대적으로 마이클과 호흡이 잘 맞는 백광언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계산이었다.
마이클은 승부처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22-22로 맞선 상황에서 퀵오픈을 꽂아 넣은 마이클은 24-23에서 윤봉우의 손끝을 본 오픈 공격으로 팀에 2세트를 선사했다. 마이클은 2세트에서만 10점(공격성공률 76.92%)으로 펄펄 날았다.
원점에서 맞이한 3세트는 무척 치열했다. 대한항공은 마이클을 주무기로 사용했고 현대캐피탈은 베테랑 세터 최태웅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희비는 실수에서 갈렸다. 대한항공은 24-23으로 세트 포인트에 먼저 도달했지만 세터 백광언이 결정적인 토스 실수를 범해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기사회생한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25-24에서 마이클의 오픈 공격을 가로 막아 세트스코어 2-1을 만들었다.
완전히 흐름을 따낸 듯 했던 현대캐피탈은 4세트 초반 급격히 흔들렸다. 선수 교체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맘처럼 쉽지 않았다.
반면 대한항공은 수비가 안정을 찾으면서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했다 6-4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은 수비에 이은 마이클의 블로킹으로 현대캐피탈의 사기를 꺾었다. 대한항공은 4세트를 25-16으로 잡고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넘겼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5세트는 중반 예상치 못한 이들이 점수를 보탠 현대캐피탈 쪽으로 기울었다. 볼 배급을 담당하는 최태웅은 9-9에서 기습적인 스파이크로 상대의 허를 찔렀고 백광언은 곽승석의 토스가 네트를 넘어오자 다이렉트 킬로 대한항공의 기를 꺾었다.
최태웅은 14-13에서 최민호에게 상대 블로킹을 따돌리는 속공을 배달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대한항공은 막판까지 현대캐피탈을 물고 늘어졌지만 끝내 승리를 얻는데 실패했다. 최근 8경기 1승7패의 부진이다. 마이클이 39점으로 분전했지만 세터들의 난조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