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골 혈투'…K리그 올스타, 해외리그 올스타 제압
홍명보 장학재단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홍명보 자선축구 경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3)'를 개최했다.
이날 경기는 김신욱(울산)·이근호(상주)·정대세(수원) 등이 주축이 된 'K리그 올스타(희망팀)'와 손흥민(레버쿠젠)·구자철(볼프스부르크)·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등이 이끄는 '해외리그 올스타(사랑팀)' 간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다.
자선경기였지만 각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은 그야말로 불꽃이 튀었다.
양팀은 이날 총 25골을 주고받는 혈투를 벌였다. 지난해 15골(사랑팀 8-7 승)에 비하면 무려 10골이 더 나왔다.
최종 승리는 희망팀에 돌아갔다. 13-12로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사랑팀의 김영권은 자책골 1골을 포함해 총 6골을 넣어 이날 최다 득점을 올렸고 희망팀의 정대세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절친 콤비'에서 '적'으로 만난 손흥민·김신욱
국가대표 절친 콤비 손흥민과 김신욱은 이날 행사에서 적으로 만났다. 손흥민은 해외리그 올스타인 사랑팀·김신욱은 K리그 올스타인 희망팀의 유니폼을 입었다.
대표팀 내에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는 손흥민과 김신욱이지만 이날만큼은 얘기가 달랐다. 둘 사이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양 팀을 대표해 선발로 나선 손흥민과 김신욱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특히 김신욱은 강력한 몸싸움을 걸며 손흥민을 당황하게 했고 수비 시에는 주심의 눈을 피해 고의적인 파울을 범하며 승부욕을 과시했다.
손흥민도 지지 않으려 몸싸움을 시도해봤지만 거구 김신욱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형님' 앞에서 연신 쓰러지는 모습을 보이며 여성 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두 절친 콤비의 변심에 팬들은 즐거웠다.
○…경기보다 더 치열했던 '세러모니 대결'…뽀뽀에서 감독님 굴욕까지
매년 열리는 홍명보 자선축구대회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역시 골 세러모니다.
이날 경기장에 온 팬들은 운이 좋았다. 무려 25골이 터지며 25번의 골 세러모니를 관람할 수 있었다.
'새총 세러모니'·'결혼 세러모니'·'요람 세러모니'·'사격 세러모니'·'복싱 세러모니'·'저질댄스 세러모니'·'얼차려 세러모니'·'변기 세러모니' 등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세러모니들이 연달아 등장했다.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은 최고의 세러모니는 손흥민과 지소연(고베 아이낙)이 보여준 '뽀뽀 세러모니'였다.
후반 7-10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사랑팀의 지소연은 멋진 볼트래핑에 이은 발리슛으로 만회골을 성공시켰다.
지소연이 경기장 중앙으로 걸어오자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손흥민이 달려 나와 지소연의 볼에 기습 뽀뽀를 했다. 경기장은 여성팬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 찼고 손흥민은 부끄러운 듯 다시 벤치로 황급히 뛰어 들어갔다.
손흥민은 이후에도 상의 탈의 세러모니·저질 춤 세러모니 등을 선보이며 자신의 끼를 발산했고 경기 후 포토제닉상을 거머쥐었다.
○…확실히 웃겨드리겠습니다…축구팬 위해 망가진 축구스타들
'자선축구경기는 축구팬들을 위한 서비스와 같다'던 홍 감독의 말 그대로 이날 행사에서 한국 축구스타들은 제대로 망가졌다.
홍 감독이 앞장서서 경기장 분위기를 띄웠다. 홍 감독은 사랑팀의 골 세러머니 순서에서 세 차례나 경기장에 불려나와 굴욕을 당했다.
'왕따 세러모니'·'집단 구타 세러모니'를 당한 홍 감독은 후반전 막판 다시 한 번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등장했다.
홍 감독 주변에 둘러앉은 선수들은 박수를 치며 장기 자랑을 요구했고 어쩔 줄 몰라 하던 홍 감독은 여성 걸그룹 크레용팝의 일명 '직렬 5기통 춤'을 추며 경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선수들도 뒤지지 않았다. 구자철은 개그맨 서경석과 사격 세러모니를 하며 숨겨뒀던 저질댄스 실력을 뽐내 팬들을 경악케 했다.
손흥민·김진수(니가타)·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3인방은 하프타임에 진행된 크레용팝의 축하공연에서 갑자기 무대에 뛰어들어 직렬 5기통 춤을 췄다. 축구 선수들의 깜찍한 모습에 팬들의 입가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