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홍명보 자선축구대회가 2013년의 마지막 주말을 따스한 이웃 사랑의 온기로 가득 채웠다.
홍명보 장학재단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홍명보 자선축구 경기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3)'를 개최했다.
지난 2003년 시작돼 어느덧 대회 출범 11주년을 맞은 홍명보 자선축구대회는 이제 축구팬들이 기다리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축구스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인만큼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를 향한 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행사가 시작되기 3시간 전인오전 11시부터 매표소 앞은 축구팬들의 긴 대기 행렬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만 여명이 넘는 관중들이 몰려 잠실실내체육관은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홍명보 장학재단은 소년소녀가장·다문화가정·K리그 어린이 꿈나무들을 이번 행사의 주인공으로 초대했다. 자선경기 수익금 역시 소아암 어린이들의 치료기금으로 전달한다.
의미가 남다른 행사인 만큼 초대 손님도 특별했다. 한국 축구를 이끌고 있는 올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이번 자선축구경기는 홍 감독이 이끄는 '사랑팀'과 김태영 감독이 이끄는 '희망팀(이상 13명)'의 맞대결로 진행됐다.
사랑팀은 손흥민(레버쿠젠)·구자철(볼프스부르크)·한국영(쇼난 벨마레)·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박주호(마인츠)·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해외리그 올스타' 중심으로 꾸려졌고 희망팀은 김신욱·이용(이상 울산)·이근호(상주)·하대성·윤일록(이상 서울)·염기훈·정대세(이상 수원)·이명주(포항)·박종우(부상) 등 'K리그 올스타' 위주로 구성됐다.
꾸준히 자선축구경기와 인연을 맺어 오고 있는 개그맨 서경석(사랑팀)과 한국 여자축구의 아이콘 지소연(고베 아이낙·사랑팀·사랑팀)·여민지(충북스포츠토토·희망팀)도 뜻 깊은 행사에 힘을 보탰다.
경기는 전·후반 25분에 5대5 풋살 방식으로 진행됐다. 선수교체에 제한은 없었다.
자선경기였지만 선수들의 승부근성은 그대로 발휘됐다. 특히 K리그와 해외리그 선수들 간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며 실전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기가 나왔다.
출발은 사랑팀이 좋았다. 전반 2분 만에 김영권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신을 냈다.
희망팀의 반격이 이어졌다. 이용·염기훈·정대세 등이 연속골을 뽑아내며 순식간에 8-5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프타임 스피드건 이벤트에서 손흥민이 2승을 챙기며 7-9로 추격에 나선 사랑팀은 지소연과 서경석까지 득점 릴레이에 가세하며 12-13 1점차까지 격차를 좁혔다.
경기 종료 1분 여를 남기고 총공세에 나선 사랑팀은 지소연이 때린 회심의 슛이 여민지의 몸에 맞고 불발됐다.
총 25골이 나오는 난타전 끝에 희망팀이 13-12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승패는 갈렸지만 팬들은 경기가 열린 잠실실내체육관은 훈훈한 열기로 가득했다.
한편 포토제닉상은 깜찍한 제스처로 팬들을 기쁘게 한 손흥민이 수상했고 최우수선수(MPV)의 영예는 정대세가 안았다.
정대세는 300만원 상당의 '사랑의 쌀'을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