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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본질 놓치고 연예인 될 뻔"

지난해 막을 내린 엠넷 래퍼 오디션프로그램 '쇼미더머니 3'는 프로그램의 인기만큼 많은 수혜자를 남겼다. 아이돌그룹 멤버로 참가해 우승을 거머쥔 그룹 '아이콘' 바비가 그렇고 10년이 넘는 경력을 딛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래퍼 바스코가 그랬다. 씨잼, 기리보이, 올티 등도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갑툭튀한 듣보잡놈이/ 깨부셔 네 커리어(Career)/ 아이 시(I see), 팔로 미(follow me)'('아이 엠(I am)' 중)

그 중 최대 수혜자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갑툭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듣보잡)'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래퍼 아이언(23·정헌철)이다. 프로그램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그는 독특한 패션과 캐릭터, 준수한 외모, 수준급 랩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처음에는 무슨 오디션이냐고 센 척을 했었는데 안 나갔으면 큰일 날 뻔했죠. 광주에서 자만했었던 거에요. 멋있는 사람이 세상에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많은 분에게 배우고 더 많이 깨닫고, 축복받은 거죠."

프로그램 종료 후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그는 종횡무진으로 활약했다. 소속사 선배 가수 김범수의 새 앨범, 한류그룹 '샤이니' 종현의 첫 솔로 앨범 등에 랩 피처링했다. 패션 감각을 인정받아 패션지 화보도 여러 편 찍었다.

 '시궁창 같은 삶에서도 다시 일어나/ 원하는 대로 이뤄가며 나는 살아가/ 나는 더 더 더 올라가 올라가'('독기')

아이언은 '쇼미더머니 3'에서 '돈'을 주제로 노래를 풀었던 '독기'의 가사처럼 됐다. 하지만 주변의 관심이 커질수록 주눅이 들었다. 같은 곡에서 '난 돈이 없기에 힙합 음악을 알고 난 돈이 없기에 진짜 사랑을 알고'라고 노래했기 때문이다. 아이언은 유명세와 돈을 경계하는 가사를 써왔다.

 "연예인이 될 뻔했어요. 본질적인 걸 놓칠 뻔했죠. 유명세를 안 타겠다고 말했었는데 그게 태도에는 안 나왔던 거 같아요. 어느 순간 저와 맞지 않는 삶을 살고 있더라고요. 무대도 소홀히 하기도 하고요."

 '독기' 이후의 활동을 '연기'라고 돌아보기도 했다.

 "신인이고 앨범도 안 냈기 때문에 겸손하게 행동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 없어졌고요. 주변에서는 기가 죽으면 안 된다고들 응원을 해주셨지만 제 무대에서조차 자신감이 안 생겼어요. 그냥 뭔가 '센 척'하려는 거 같았어요. 여자 팬들을 위한 연기처럼요."

치열한 복기 끝에 "다시 아이언으로 살겠다"고 다짐한 아이언이 31일 디지털싱글 앨범 '블루(blu)'를 발표한다. '쇼미더머니 3' 종영 후 6개월 만이다.

시모, 슈프림 보이, 기즈모 등 힙합 신에서 이름을 알린 이들이 힘을 합쳐 만든 곡이다. 신예 보컬 바빌론이 보컬 피처링했다.

 '예전과는 다르지, 쉽게 얻게 된 유명세/ 이젠 모든 여자들이 술을 건네/ 그 속에서 매일 밤을 허우적대/ 그게 싫지만은 않아, 달콤해'('블루')

아이언은 모던 록 풍으로 전개되는 곡 위에 특유의 거친 랩을 쏟는다. 변화한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도 남다른 자신을 '증명'하겠다는 자세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게 힙합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남을 이롭게 만들 수 있다면 더 멋있는 거죠. 저라고 그런 사람이 못되란 법은 없잖아요. 남이 보면 어린 애가 하는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증명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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