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다."
프로농구 부산 KT에서 새롭게 고양 오리온스의 유니폼을 입은 2년차 장재석이 이적 후 첫 경기를 치렀다. 승리했다.
오리온스는 24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63-58로 승리했다.
오리온스는 지난 18일 KT에 전태풍을 보내고 앤서니 리처드슨 등을 받는 4대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장재석도 오리온스로 이적했다.
경복고~중앙대 시절부터 차기 국가대표감으로 평가받던 그는 1순위 출신답게 많은 기대를 모았다. 허나 첫 시즌은 실망 그 자체였다. 자신감이 결여된 플레이에 큰 키의 이점을 거의 살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 35경기에서 평균 5.3점 3.1리바운드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트레이드는 전력 보강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원 소속팀에서 쓸모없는 선수가 됐다는 상실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특히 큰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들의 경우, 더 크다.
이에 장재석은 "내가 워낙 보여준 것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전창진 감독님께서 나에게 많은 애정을 쏟으셨다. '자기 밑에 있어서 크지 못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며 "KT에 보답을 하지 못해 죄송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장재석은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고 적잖게 충격을 받았지만 프로의 냉정함을 남들보다 조금 먼저 느꼈을 뿐이라고 棘爭畢�.
이날 11분28초 동안 3점에 그쳤지만 4쿼터 승부처에서 김동욱의 패스를 받아 위력적인 앨리웁 덩크슛을 성공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장재석은 "오리온스에서 처음으로 뛰었는데 즐겁게 하라는 주문을 많이 하신다. 긴장보다는 부담을 주지 않아 그 부분이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앨리웁 덩크슛에 대해선 "(김)동욱이 형하고 눈이 딱 맞았다. 감각적으로 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KT에서는 스크린과 밖으로 빼주는 패스를 많이 주문하셨는데 추일승 감독님께서는 '대학 때, 하던 것처럼 일대일 공격을 많이 하라'고 하신다. '속공 때에도 자신 있게 드리블로 넘어가라'는 말씀도 하셨다"고 했다.
장재석의 가장 큰 단점은 '새가슴'이라 불리는 담력이다. 지나치게 신중하고 정직하다. 거친 코트에서 상대를 속여야 하는 농구의 특성에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다.
장재석은 "자신감이 없어서 플레이가 많이 위축됐던 것 같다. 골밑슛의 집중력과 점프, 상황 파악 등을 보완해야 한다"며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전창진 감독님과 KT에 자신감 넘치게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장)재석이가 오늘 좋은 그림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자신감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출전시간을 조금씩 늘려갈 생각이다. 적응이 끝나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