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급 실력을 지닌 외국인 공격수들이 연달아 K리그 무대에 합류하며 새 시즌 한국 프로축구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축구의 묘미는 골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K리그는 공격력 부족 현상에 시달렸다.
화끈한 공격 대결로 '이기려는 축구'를 하기 보다는 골문을 걸어 잠근 채 '지지 않는 축구'를 하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기 내용도 소극적이었지만 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스타플레이어도 부족했다. 특히 해결사 노릇을 해줘야 할 외국인 공격수들이 침묵하다보니 K리그를 보는 재미도 함께 떨어졌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10골 이상을 넣은 외국인 공격수는 14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산토스(30·수원)를 비롯해 스테보(33·전남·13골), 파그너(27·부산), 드로겟(33·제주·이상 10골) 등 4명뿐이었다.
산토스는 2005년 마차도(39·당시 울산·13골) 이후 9년 만에 15골을 넣지 못하고도 득점 1위에 오른 선수가 됐다.
2011년 23골, 2012년 31골, 2014년 19골로 득점왕 3연패를 달성한 데얀(34·베이징 궈안)이 K리그를 떠난 뒤 눈길을 사로잡는 외국인 공격수들의 활약이 크게 줄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최근 중국, 중동 등에 우수한 선수들 빼앗기기만 했던 K리그 구단들이 새 시즌을 앞두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을 벌였다.
변화의 중심에 포항스틸러스가 있다.
모기업의 긴축 경영으로 지난 두 시즌을 외국인 선수 없이 치렀던 포항은 '쇄국 정책'과 작별을 고했다.
포항은 외국인 선수 3명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라자르 베셀리노비치(28), 안드레 모리츠(29), 티아고 알베스(22)가 그 주인공.
라자르는 지난 시즌 세르비아 1부 리그에서 8골 5도움을 올린 정통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모리츠와 티아고 역시 각각 잉글랜드와 브라질 리그 등에서 활약하며 실력을 검증 받았다.
포항은 "티아고-모리츠-라자르 삼각편대를 통해 다양한 옵션의 공격을 구사할 수 있데 됐다"며 "기존 국내 공격수들의 활동 반경도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북현대는 에닝요와 에두(이상 34)를 다시 K리그로 불러들였다.
'녹색 독수리' 에닝요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전북에서 5시즌을 보내며 정규리그 우승을 두 차례(2009·2011년)나 이끌었다.
K리그 통산 214경기에 출전해 80골 64도움을 올린 그는 최단 기간 '60-60 클럽(60골60도움)' 가입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에두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수원삼성에서 뛰었다. 당시 95경기에서 30골 15도움을 기록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벨기에 출신 '특급 공격수' 케빈(31)을 새식구로 맞았다.
케빈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각각 대전시티즌과 전북에서 활약했다. 192㎝, 95㎏의 탁월한 신체조건을 지닌 그는 두 시즌 동안 68경기에 출전해 무려 30골 9도움을 책임지며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밖에도 수원은 스위스 1부 리그 출신 레오(26), 부산은 수원에서 뛰던 베르손(24·브라질)과 손을 잡았다.
대전시티즌은 지난해 K리그 챌린지 득점왕(27골) 아드리아노(28·브라질)와 재계약했고 K리그 외국인 선수의 위상을 지켜온 산토스, 스테보 등도 건재하다.
신예 공격수들과 왕년의 스타들이 K리그에 집결하며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축구팬들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