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가 표방하고 있는 점유율 축구가 왜 중요한지 아시안컵에서 통계로 입증되고 있다.
2015 호주아시안컵의 모든 데이터를 담당하고 있는 축구 통계 전문 업체 옵타(OPTA)는 볼 점유율과 승리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유의미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아시안컵에서 볼 점유율이 높게 가져가면서도 경기에서 패배한 경우는 현재까지 단 3경기에 불과하다.
이란-카타르전에서 이란, 중국-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중국, 이란-바레인전에서 이란이 행운(?)의 주인공이다.
조별리그 16경기가 진행됐으니 확률로 보자면 볼 점유율을 뺏기면서도 승리를 챙긴 경우는 18.75%에 불과하다. 바꿔말하면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간 경우 81.25%의 승리를 보장받은 셈이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현대 축구의 흐름에 맞는 볼 소유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선수들에게 볼 소유를 강조한다. 최전방이든 중원이든 위치를 가리지 않고 볼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지배할 것을 요구한다.
공격 일선에서 볼을 지키지 못하고 자주 뺏긴다는 이유로 공격수 이근호(30·엘 자이시)는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발에서 밀렸을 정도였다.
A조 1~2위를 결정하는 한국과 호주의 조별리그 3차전도 볼 점유율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그동안 오만전(86.4%-67.0%)과 쿠웨이트전(50.8%-49.2%)에서 각각 볼 점유율에서 우위를 지키며 승리를 따냈다.
호주 또한 쿠웨이트전(59.3%-40.7%)과 오만전(69.6%-30.4%)에서 높은 볼 점유율로 각각 이겼다.
문제는 잔디 상태다. 슈틸리케 감독을 비롯한 많은 감독 및 선수들은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를 우려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날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 대비 사전 기자회견에서 "어떤 팀을 만나느냐 보다 잔디 상태가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일본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라크와의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일본은 볼 점유율 61.1%로 이라크(38.9%)를 따돌리고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자로 잰 듯 한 컴퓨터 패스로 상대 이라크를 압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패스 시도 횟수에서 562-354개로 월등히 앞섰고, 패스 성공률도 86.7%-79.9%로 이라크에 앞섰다.
개최국 호주를 맞아 자존심 회복을 다짐하고 있는 한국이 높은 볼 점유율로 승리를 챙길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