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맏형 차두리(35·서울)가 다득점을 원하는 팬들의 바람과 의견을 달리했다.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차두리는 12일 오후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스타디움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진행된 2015 호주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사전 기자회견에 23명의 선수를 대표해 참석했다.
그는 "팬들을 위해서 매 경기 3-0, 4-0으로 이겼으면 하는 선수로서의 바람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결승에 진출해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차두리는 이어 "내일 경기도 1-0으로 이기든 4-0으로 이기든 똑같은 승점 3점을 가져올 뿐이다. 예선은 결승까지 가는 과정일 뿐이다. 그 과정에서 팀이 점점 만들어져 간다고 생각한다"며 "내일도 감독님이 원하는 대로 준비를 잘 해서 승점을 가져오는 것 중요하다. 대량 득점, 많은 골을 선사할 수 있느냐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0일 오만과의 1차전 출전을 통해 한국 선수 최고령 출전 기록을 세웠다.
34세 178일째 그라운드를 밟은 차두리는 이운재(42) U-23세 대표팀 코치가 지난 2007년 대회 일본과의 3·4위결정전에 출전해 세운 34세 102일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차두리는 이에 대해 "후배들도 많은데 내가 그런 기록을 가졌다는 것이 쑥쓰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대회 기간이고 그것에 연연할 시간은 없다. 팀과 함께 우승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훗날 다음 대회 내지는 다다음 대회를 TV로 보며 그 얘기가 다시 나오면 비교적 내가 늦게까지 뛰었구나 하고 맥주 마시면서 기분좋게 당시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우승하는 것 목표이기 때문에 감독님과 선수들과 함께 힘을 합쳐 쿠웨이트를 이기는 것이 우선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1년 태극마크를 처음 단 차두리는 14년 이상 대표팀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많은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대표팀 선후배들을 경험했다.
그는 그동안 경험했던 대표팀과 현재의 대표팀을 비교해 달라는 주문에 "내가 대표팀 막내시절 때만 하더라도 선배들 중에 유럽에서 경험을 쌓은 경우가 드물었다"면서 "경험 면에서는 과거 형님들이 많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세대 선수들은 (손)흥민이와 (김)진수만 보더라도 분데스리가서 주전으로 경기를 뛰고 있다. 지금 선수들만 보면 경험면에서 이전의 선배들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챔피언스리그 등에 출전하면서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쌓았다. 지금 대표팀은 어리지만 많은 경험과 능력을 가진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