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초 이어지는 파티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조용한 분위기의 술집, 사람들로 꽉 찬 클럽,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집 등 대부분 파티의 배경에는 음악이 깔린다. 바야흐로 음악이 분주한 시즌이다.
이런 시즌에 어울리는 밴드가 있다. '21세기 파티 록밴드'로 스스로를 소개하는 '에이프릴 세컨드(APRIL 2ND)'다. 최근 발표된 정규 1집 '플라스틱 하트(Plastic Heart)'는 밴드를 재차 웅변한다.
"앨범 제목은 수록곡 '브랜드 뉴 라이(Brand New Lie)'의 가사에서 뽑았어요. 어감이 좋기도 했고 플라스틱 매체인 앨범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동하게 하자는 의미도 나름 담았죠. 그런 의미는 재킷으로도 표현했어요."(문우건·베이스)
2010년 4월2일 결성된 이들은 밴드가 결성된 날을 밴드의 이름으로 정하는 무심함을 지녔다. 하지만 4년 만에 손에 쥔 정규 앨범은 김경희(보컬·신스), 문대광(기타), 문우건, 신재영(드럼) 등 모든 멤버에게 "감개무량"한 결과물이다.
"곡절이 많았어요. 상투적인 말이지만 감개무량합니다. 최근 이쪽 신에서도 EP나 싱글을 내는 추세잖아요. 정규가 갖는 의미가 크죠."(문대광)
지난 4년 밴드는 2011년에 참가한 대전사운드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부산 제로페스티벌, 호락호락 페스티벌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2013년 EBS '9월의 헬로루키'에 선정됐고, 같은 해 KT&G 밴드디스커버리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올해는 홍대거리가요제에서 '베이비 베이비'로 금상을 안았다.
이들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술자리, 클럽, 집 등 모든 장소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음악을 한 장의 앨범에 담았다. 수록곡의 명도와 속도는 후반부로 갈수록 짙어지고 느려진다.
"앨범의 앞부분에는 최근 밴드가 주로 하는 음악들, 공연을 이끌어 가는 곡들이 실렸어요. 뒤쪽에는 조금 다른 느낌의 곡들을 몰았죠. 색이나 장르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앞뒤 모두 저희가 다 좋아하는 장르에요. 저희가 연주하면 그게 다 저희 음악인 거죠."(김경희)
앨범은 7번 트랙 '시부야 34℃'를 기준으로 1, 2막이 나뉜 듯 앞뒤가 다르다. 거칠게 나누면 발랄한 음악과 서정적인 음악이 모두 담긴 셈이다. 보컬 김경희는 댄서블한 곡에서부터 감성을 터뜨리는 곡까지 수록곡 모두에서 다른 목소리를 입는다.
"아무래도 들으시는 분들이 보컬을 제일 많이 듣잖아요. 저희 보컬이 노래는 못하는데 목소리는 뭐랄까 좀 특이해요. 보컬의 목소리가 하나의 큰 색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보컬을 마음에 들어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문우건)
타이틀곡은 "파티 록"이라고 소개되는 '베이비 베이비(Baby Baby)'다. 리드미컬하게 반복되는 가사에 경쾌한 전자음이 더해진 곡으로 노래를 듣다 보면 어느새 장단을 맞추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의 밴드 색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곡"이라는 설명이다.
앨범에는 '베이비 베이비'를 비롯해 '샤이니 슈즈(Shiny Shoes)' '금요일 늦은 열시' 등 모두 11곡이 담겼다.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의 베이시스트이자 프로듀서로 활약 중인 김남윤이 엔지니어링으로 참여했다.
"앨범보다 라이브가 훨씬 낫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앨범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분위기가 있거든요. 저희는 말이 안 통하고 가사를 모르더라도 잘 놀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음악 들으시고 괜찮다 싶으시면 공연 보러 오세요."(문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