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동부가 신인 '허웅 효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동부는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허웅(21)의 활약을 앞세워 83-74로 승리했다.
지난달 25일 무릎을 다쳤던 허웅은 이날 복귀 후 2번째 경기를 치렀다. 2쿼터에서만 9점을 올리는 등 18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허웅의 18점은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득점이다.
허재 전주 KCC 감독의 장남인 허웅은 올해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동부에 입단했다. 적극적인 돌파와 활발한 움직임, 공격 성향이 특징인 가드다.
10개 구단 중 최소실점(67.7실점)으로 수비농구가 팀 색깔인 동부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타입의 가드다. 전통적으로 동부의 가드는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 운영에 무게를 뒀다. 공격은 무리하지 않고, 장신 선수를 활용했다.
허웅은 새로운 방식으로 동부에 공격 DNA를 이식하고 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허)웅이가 코트에 들어가면 에너지가 넘친다. 슛과 돌파능력을 겸비해 공격 할 때, 팀을 전체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이 있다"며 "동료들에게 좋은 기회도 생기고,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기 프로 진출로 드래프트 동기들보다 한 살 어린 허웅은 어린 시절부터 공격에 특화된 선수다. 가공할 폭발력을 보유했다. 이타적인 플레이에 약점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에 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며 무리한 공격의 빈도가 줄었다. 벤치도 조절하고 있다.
윤호영은 "웅이는 클러치 상황에서 개인 기량으로 슛을 만들어 던질 수 있는 선수다. 그동안 동부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이다"며 "그동안 우리끼리 슛을 던지지 않고 서로 미루는 경향이 있었는데 웅이는 그렇지 않다. 플러스 요인이 많다"고 했다.
이어 "빠르고, 돌파가 가능해 상대 수비를 흔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웅이가 자연스레 코트 밸런스를 잡아주는 면이 있다"고 더했다.
허웅은 올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평균 5.5점 1.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아직 붙박이 주전은 아니다.
허웅은 과감한 플레이 스타일과 달리 성격은 차분하다. 소심한 면도 있다. 맏형인 김주성은 어린 시절, TG삼보(現 동부)에서 아버지와 한솥밥을 먹었던 편안한 삼촌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들락날락해 인사도 수차례 했다.
막상 팀 동료가 되자 호칭이 애매했다. 동료 사이에 '삼촌'이라는 호칭은 어색했고, 아버지와 호형호제하는 선배를 '형'이라고 부르기도 쉽지 않았다. 김영만 감독도 궁금해 했다.
허웅은 "제가 말을 먼저 잘 못 건네는 스타일인데 (김)주성이 형이 그냥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다"며 호칭 정리를 끝냈다고 한다.
그는 "아직 부상 부위에 살짝 통증이 있지만 뛰는데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며 "주성이 형, (박)지현이 형, (윤)호영이 형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뛰면서 상대를 압박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승현(오리온스), 김준일(삼성)과의 신인왕 경쟁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고 있다. 팀이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