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 '간판' 모태범(25·대한항공)이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500m 2차 레이스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태범은 23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14~2015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35초32을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1일 열린 500m 1차 레이스에서 35초36을 기록해 은메달을 따냈던 모태범은 1차 레이스 때보다 기록을 0.03초 앞당기면서 또 다시 은메달 수확에 성공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메달 수확에 실패한 모태범은 지난 14~16일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m 1·2차 레이스에서 14위, 5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대회 남자 500m 1·2차 레이스에서 잇따라 은메달을 따내며 부활을 예고했다.
모태범은 첫 100m를 9초75로 통과했다. 1차 레이스 때(9초72)보다는 0.03초가 느렸다. 모태범은 이후 400m를 25초57초 통과하면서 기록을 단축했다.
단거리 유망주 김준호(19·한국체대)는 35초48의 준수한 기록을 내 6위를 차지했다.
1차 레이스에서 13위에 머물렀던 김준호는 월드컵 대회에서 처음으로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주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함께 출전한 이강석(29·의정부시청)은 35초86을 기록해 19위에 머물렀다.
남자 500m에서는 파벨 쿨리즈니코프(러시아)가 35초18을 기록해 1차 레이스에 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은 이어 열린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16일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에 만족해야했다.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처럼 여러 선수가 출발선에 나란히 서 출발해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기록이 아니라 결승선에 통과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정한다. 남녀 모두 총 16바퀴를 돈다.
트랙이 완전히 다르지만 경기 방식이 쇼트트랙과 흡사해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고 평가되는 종목이다.
당초 월드컵대회에서 한 두 차례만 치러졌던 매스스타트는 지난 6월 중순 ISU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매스스타트를 정식 종목으로 포함하기로 결정하면서 올 시즌에는 매 월드컵대회마다 치러진다. 매스스타트의 올림픽 정식 종목 진입은 아직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훈은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중위권을 유지하다가 막판 스퍼트를 올려 1위를 차지했다. 쇼트트랙에서 쓰는 작전을 그대로 가져와 우승을 맛본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두 그룹을 이룬 2명이 레이스 초반부터 크게 치고나가면서 2명을 추월하는데 실패했다. 3바퀴째부터 치고 나온 이들은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레이스 끝까지 선두를 유지했다.
중위권을 유지하던 이승훈은 막판 스퍼트를 올려봤으나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는데 만족해야했다.
안드레아 지오바니(이탈리아)가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나가 줄곧 선두를 달린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랄즈 실로브스(라트비아)가 뒤이어 골인해 은메달을 가져갔다.
함께 출전한 김철민(22·한국체대)은 8위에 머물렀다.
김철민은 월드컵 1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이승훈의 뒤를 이어 은메달을 수확했으나 이번에는 입상하지 못했다.
앞서 열린 여자 1000m 디비전A에서는 박승희(22·화성시청)가 1분18초57을 기록해 10위를 차지했다.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박승희에게 이날 기록은 충분히 의미있었다. 박승희는 지난달 말 같은 장소에서 열린 대표선발전 여자 1000m에서 기록한 1분21초16을 2.59초나 확 앞당겼다.
지난 21일 여자 500m 디비전A 1차 레이스에서 11위를 차지한 박승희는 전날 2차 레이스에서 뒤처지는 기록을 내 19위에 그쳤다.
박승희는 자신이 주종목으로 생각하는 1000m에서 준수한 기록을 내며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박승희의 순위는 13위였다.
500m와 1000m를 통틀어 박승희가 월드컵대회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1000m에도 출전할 예정이었던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는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한 차례 쉬어가기로 결정해 1000m 출전을 철회했다.
여자 1000m 금메달은 1분16초95를 기록한 리치스(중국)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