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수비수 장현수(23·광저우 푸리)가 이란전 설욕 의지를 다졌다.
장현수는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자리에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이란을 다시 만난다면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18일(한국시각)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 0-1로 졌다. 1974년부터 40년 간 이어진 '테헤란 징크스'를 털어내지 못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있었다. 한국은 후반 37분 심판의 애매한 판정으로 인해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이란 선수들은 시간을 끌기 위해 일부러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일명 '침대 축구'를 펼쳤다. 경기 막판 양팀 선수들은 일촉즉발의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란전에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던 장현수는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아시안컵에서 이란을 만나게 된다면 반드시 이기겠다. 이란전 설욕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고 전했다.
미드필더와 수비수 역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장현수는 이번 중동 2연전에서 모두 그라운드를 밟으며 내년 아시안컵 합류 가능성을 높였다.
장현수는 "포백 라인이 자주 바뀌기는 했지만 감독님이 원하는 것은 확실하다"며 "감독님은 볼 소유 시간을 늘리고 빌드업적인 부분을 섬세하게 여긴다. 공격으로 나가는 볼 전개, 수비할 때 간격과 커버 플레이 등도 중요하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경기를 통해 감독님이 원하는 것을 하려고 노력했다"며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아시안컵 이전에 한 번 더 소집이 있을 예정인데 주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역습 상황에서 수비가 불안했다는 지적에 대해 장현수는 "(남)태휘형, (홍)정호형, (김)영권이형과 모두 경기를 해봤는데 어떤 선수와 잘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경기에 들어가기 전 수비수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면 위험한 상황은 찾아오게 마련이고 그것을 100% 막기는 힘들다. 앞으로 위험한 장면을 줄이기 위해 더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밝혔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은 입국 후 선수들과 잠시 동안 대화를 나눴다.
그는 "감독님이 '이번 원정에서 수고 많았다. 소속팀으로 돌아가 대표팀에 다녀오더니 왜 못하느냐는 소리를 듣지 않게 몸 관리를 잘하라'는 말을 했다"며 "선수들이 감독님의 지시만 잘 따른다면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대표팀 맏형 차두리(34·서울)에 대해 장현수는 "어린 선수들에게 (차)두리형의 존재는 굉장히 크다. 정말 듬직한 형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