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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이근호? 박주영?…신중한 슈틸리케 감독의 '저울질'

요르단과의 일전을 이틀 남겨둔 가운데 울리 슈틸리케(60·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플랜 A와 플랜 B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12일 자정(한국시간·현지시간 오후 5시) 요르단 암만 외곽도시 자르카의 프린스 모하메드 국립경기장에서 소집 둘째 날 훈련을 소화했다.

요르단 입성 첫 날 훈련이 회복훈련을 겸비한 전술의 윤곽을 그리는 수준이었다면 이날 벌인 두 번째 훈련은 요르단전에 나설 '베스트 11' 가리기와 전술의 뼈대를 완성하는 단계였다.

경기 당일인 14일을 제외하고 바로 전날 경기장에서의 적응훈련을 겸비한 최종훈련이 진행되는 것을 고려할 때, 원하는 전술을 실질적으로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은 이날 하루에 불과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29·엘 자이시)를 필두로 한 플랜 A와 박주영(29·알 샤밥)을 중심으로 한 플랜 B를 놓고 신중한 저울질을 벌였다. 최종 훈련에서 가려낼 베스트 11에 대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였다.

제로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전술을 준비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은 상대 요르단을 대비한 맞춤형 전략을 짜느라 여느 때보다 신중했다.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살리면서 전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첫 원정 평가전을 앞두고 가장 많이 관심이 쏠리고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베스트 멤버다.

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 등 두 명의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잃은 상황에서 꺼내들 수 있는 전술은 여러 명의 공격자원이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공격을 벌이는 제로톱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4-3-3을 뼈대로 한 제로톱 전술의 '공격 삼각편대'를 누구로 꾸릴 것인가 그것이 관건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90분간 진행된 이날 훈련에서 크게 두 가지의 판을 짰다.

한 가지는 이근호를 중심으로 한 플랜 A였다. 왼쪽에 김민우, 오른쪽에 한교원(24·전북)을 세우고 조영철(25·카타르SC)과 남태희(23·레퀴야) 2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역삼각형 4-3-3이었다.

플랜 A에서 기성용은 홀딩형 미드필더로 박주호(27·마인츠)·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차두리(34·서울)로 이어지는 포백 앞에 섰다.

다른 한 가지는 박주영을 꼭지점에 세우고 김민우(24·사간도스)와 이청용(26·볼턴)을 좌우측면 공격수로 활용하는 플랜 B다. 구자철(25·마인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2선 공격을 이끄는 정삼각형 4-3-3 형태였다.

플랜 B에서 기성용(25·스완지시티)은 한국영(24·카타르SC)과 함께 중원을 지켰고, 왼쪽부터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장현수(23·광저우 부리)·곽태휘(33·알 힐랄)·김창수(29·가시와레이솔)가 나란히 포백을 구성했다.

부동의 왼쪽 측면공격수 손흥민(22·레버쿠젠)은 종아리 근육의 피로를 이유로 이날 초반 러닝만 소화한 채 훈련에 나서지 않았다.

이날 훈련의 무게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쏠려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구성에 있어 많은 변화가 있었던 수비수를 염두에 두고 라인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훈련 절반 이상의 시간을 직접 수비라인을 점검하는데 할애했다. 공격은 중반 이후까지 신태용(44)·박건하(43) 코치에게 위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본격적인 훈련 시작과 함께 플랜 A의 포백을 데리고 라인을 가다듬는데 주력했다. 측면 수비수의 공격 가담시 나머지 3명의 수비수의 위치를 직접 지시했다.

훈련 중반에는 수비 전술을 본격적으로 가다듬었다. 박주영·구자철·이청용·기성용 등 가상의 공격 파트너를 이용, 포백라인이 뚫리는 않는 훈련에 집중했다.

박주호·김영권·홍정호·차두리로 이어지는 플랜 A의 포백은 이후 공격 파트너를 바꿔가며 수비 호흡을 한 번 더 맞췄다. 이때는 이근호·남태희·조영철이 기성용의 패스를 받아 공격을 전개했다.

마지막 15분 간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의중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었다. 주전 공격수와 주전 수비수를 절반으로 쪼개 맞서게 함으로써 공격과 수비 모두를 점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 가능성이 높은 플랜 A의 포백과 무게감 있는 플랜 B의 공격진이 상대편에 서서 서로 막고 뚫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마지막 청백전으로 이날 훈련을 마무리했다.

모두를 종합해 보면 플랜 A의 포백과 플랜 B의 공격진이 합쳐져 요르단전 당일 날 베스트 11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루의 훈련 기간이 남은 만큼 슈틸리케 감독은 과연 어떤 조합으로 최종 요르단전에 나설지 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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