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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PO]중심타선 향한 두 감독의 믿음, 어느 쪽이 먼저 통할까?

처지는 다르지만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46) 감독과 LG 트윈스의 양상문(53) 감독은 중심타선에 관해서는 '동병상련'의 입장에 있다. 

넥센은 클린업 트리오 가운데 두 명은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3번타자 유한준은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홈런 두 방을 쏘아올렸고, 강정호도 지난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장타 갈증'을 날리는 홈런 한 방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진정한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가 지지부진하다. 바로 4번타자 박병호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박병호는 무시무시한 타자였다. 무려 52개의 홈런을 터뜨려 11년 만에 한 시즌 5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타자로 등극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들어서는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1~3차전에서 박병호의 타율은 0.182(11타수 2안타)에 그쳤다. 2루타 이상의 장타는 한 개도 없었다.

LG 또한 플레이오프 들어 3~5번 타자의 힘이 떨어진 모양새다.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2루타 4방을 포함해 타율 0.500(16타수 8안타)을 기록하고 타점 6개를 쓸어담은 4번타자 이병규(등번호 7번)은 플레이오프 1~3차전에서 타율 0.200(10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역시 장타는 없었다.

3번타자 박용택은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353(17타수 6안타)으로 준수한 타격감을 뽐냈고,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감을 유지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5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진영 역시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타율 0.273(11타수 3안타)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이진영의 타격감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어 다행이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심타선에 대해 염 감독과 양 감독은 같은 처방을 내리고 있다.

바로 '믿음'이다. '언젠가는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타순을 바꾸지 않고 있다.

염 감독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번타자와 7번타자에 변화를 줬지만 중심타선은 그대로 놔뒀다.

"박병호의 타격감이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다"고 말한 염 감독은 박병호에게 전한 말을 소개했다.

염 감독은 박병호에게 "사람들이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네가 안타 몇 개를 쳤는지가 아니라 5차전에서 3점포를 친 것이다. 한 경기, 한 경기로 끝나는 것이고, 4차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 그것만 기억에 남는 것이다. 매 경기 새로운 기분으로 하라. 이전 경기는 잊으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박병호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잘 할 것이다"면서 재차 믿음을 드러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도 중심타선에 변화를 주지 않은 양 감독의 대응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양 감독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중심타선이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타구질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 그것이 모두 정면 타구가 되면서 찬스를 만들지 못했을 뿐이다. 타격 부진이라고 하기에는 성급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중심타선은 계속해서 박용택 이병규 이진영으로 갈 것이다"고 못박았다.

브래드 스나이더의 타격감이 좋지만 5번타자 이진영과 바꿀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양 감독이다.

'방망이는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야구계의 속설이 있지만 염 감독과 양 감독은 결국 쳐줘야 하는 선수가 때려줘야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믿음을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두 사령탑의 믿음에 먼저 화답할 중심타선은 누구일지 눈길이 쏠린다. 이에 따라 플레이오프 4차전 승패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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