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오리온스는 1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93-73, 20점차 완승을 거두며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3쿼터 들어 LG 주축들의 체력 저하와 외국인 선수들의 반칙 관리 등이 꼬여 스스로 무너진 감이 없지 않지만 오리온스가 꺼내든 빅 라인업이 눈에 띄었다.
추일승 감독은 3쿼터 1분여가 흐르고 김강선이 가벼운 발목 부상을 입자 이승현(197㎝), 장재석(203㎝), 허일영(195㎝)을 동시에 뛰게 했다. 외국인 선수는 트로이 길렌워터(199㎝)가 나섰다.
이날 처음 선보인 라인업이다. 포인트가드를 제외하면 모두 200㎝에 육박하거나 넘는 장신들로 이뤄진 구성이다.
LG는 공격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 주포 데이본 제퍼슨을 제외하곤 누구도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허일영, 이승현, 장재석이 원활하게 스위치 수비를 펼쳐 문태종도 꼼짝못했다.
오리온스는 이를 발판으로 전세를 완전히 뒤집었고. LG는 급격히 밸런스를 잃었다. 사실상 이날 승부처였고, 승부를 가른 장면 중 하나였다.
전반에 5점에 그쳤던 길렌워터는 3쿼터에서만 12점을 쓸어 담았고, 이승현도 적재적소에 3점슛 2개를 터뜨려 3쿼터 종료 때, 65-55, 10점차 역전을 이끌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LG의 문태종을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 (문태종이)영리하게 미스매치를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어 장신자 3명을 동시에 넣었다. 제공권에 대한 부분도 고려했다"고 했다.
오리온스의 포워드 빅 라인업은 지난 시즌에도 있었다. 김동욱, 최진수, 허일영, 장재석 등이 동시에 뛰는 형태이다. 신인이지만 이승현이 들어오고 한층 무게감이 더해졌다.
추 감독은 "3명이 안쪽으로 몰려 서로 동선이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승현에게는 3점슛이라는 무기가 있다"며 "이승현이 가진 큰 매력이다"고 했다.
이승현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이 대단하다. 이날 3점슛 4개를 포함해 18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문태종, 김종규를 번갈아가며 수비했지만 크게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이승현은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모두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아직 부족하지만 스몰포워드의 움직임을 더 익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추 감독은 "오래 쓰면 독이 될 수 있는 전술이다"면서도 "승부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술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