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이 치열해진 대표팀의 주전 경쟁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손흥민은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전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른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가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의식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 없다. 그런 경쟁의식이 선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대표팀 모두가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의 100% 이상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은 새로운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일 파라과이와의 친선 경기에서는 손흥민과 이동국(36·전북) 등 붙박이 주전들이 벤치에서 시작했다.
주로 교체 멤버로 활용되던 조영철(25·카타르SC)이 원톱으로 섰고, 김민우(24·사간도스)·남태희(23·레퀴야)·이청용(26·볼턴)이 2선 공격수로 나섰다.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깜짝 선발이었다.
그동안 선발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민우와 남태희가 각각 1골씩을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투입돼 약 45분을 소화한 손흥민은 기대했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A매치 5경기 연속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골을 넣은지가 상당히 된 것 같은데 시간이 되면 들어갈 것이다.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골 욕심보다는 경기장에서 즐겁게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선수가 골을 넣든지 상관하지 않고 코스타리카와 같은 강팀을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친선경기에서는 코스타리카대표팀 주전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28·레알 마드리드)가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신들린 듯한 선방쇼를 펼치며 코스타리카의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매 경기 상대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는 등 눈부신 선방쇼를 펼친 끝에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맨오브더매치(MOM)에도 세 차례나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거미손' 나바스와의 맞대결에 대해 "솔직히 그런 것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 나바스가 좋은 골키퍼인 것은 맞지만 어떤 선수가 골을 넣든지 경기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더 중요하다. 많은 팬들 앞에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이기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손흥민은 "파라과이전 승리를 통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지난번 경기는 천안에 있는 많은 팬들 앞에서 했는데, 이번에는 서울이라는 다른 곳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면서 "코스타리카라는 좋은 상대를 만나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테스트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분위기를 살려서 경기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