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출전 기회를 양보해준 현정 언니 몫까지 다하겠다."
이특영(25·광주광역시청)이 대표팀 맏언니 주현정(32·현대모비스)을 떠올리며 결승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이특영은 26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에서 정다소미(24·현대백화점), 장혜진(27·LH)과 짝을 이뤄 인도를 세트 점수 6-0(56-50 58-54 56-54)으로 제압했다.
원래대로였다면 이특영은 이날 활시위를 당길 수 없었다.
아시안게임 단체전에는 국가별로 3명씩만 참가할 수 있다.
지난 24일 펼쳐진 예선전에서 개인 3위를 차지한 이특영은 대한양궁협회가 정한 기준(양궁월드컵 성적 20%·그랑프리 성적 20%·아시안게임 예선전 성적 40%)에 따라 단체전 본선 출전자 3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개인전 출전까지 좌절된 이특영은 대회 메달 획득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주현정이 '아름다운 양보'를 했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주현정은 한국 여자 양궁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는 팬들을 위해 이특영에게 단체전 본선 진출 기회를 넘겼다. 개인의 욕심은 뒤로 미뤘다.
이특영은 주현정의 믿음에 부응했다. 준결승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며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경기를 마친 이특영은 "이번 대회를 위해 철저히 준비해왔고 한국 팬들이 열심히 응원해준 덕분에 오늘 이길 수 있었다"며 "중국과의 결승전에서도 꼭 승리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결승에 오르며 이미 은메달을 확보한 이특영은 '은인' 주현정을 향한 감사의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이특영은 "(본선에 나가지 않겠다는)현정 언니의 얘기를 듣고 정말 많이 울었다"며 "언니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 멤버들이 평소에 가족처럼 잘 지내왔기 때문에 현정 언니가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더 이상 경기에 나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언니가 본선 진출 자격을 내게 양보해준 덕분에 이런 기회가 찾아왔다. 내가 언니 몫까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현정을 대신해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5연패에 도전하는 이특영은 "내가 현정 언니 자리를 대신한 만큼 부담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국가대표라면)그런 부담감까지 이겨낼 줄 알아야 한다"며 "현정 언니가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며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마음을 다잡고 한국 여자 양궁이 이번에도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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