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이 한국 스포츠사를 다시 썼다.

박태환은 25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8초75로 터치패드를 찍어 닝제타오(중국·47초70)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세 차례 아시안게임 합계 19번째(금 6개·은 4개·동 9개) 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인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리스트인 사격 박병택(금 5개·은 9개·동 5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자유형 200m와 400m, 계영 400m와 800m(이상 동메달)에 이은 5번째 메달이다.

아직 자유형 1500m와 혼계영 400m를 남겨두고 있어 결과에 따라 최다 메달리스트 등극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자유형 200m와 400m, 계영 400m와 8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이번 은메달로 부담을 조금 덜게 됐다.

2006년 도하대회 은메달과 2010년 광저우대회 금메달에 이어 이 종목 3회 연속 메달이다.

닝제타오는 47초70의 아시아신기록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아시아 선수가 48초대의 벽을 무너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오우라는 박태환에게 0.1초 뒤진 48초85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박태환이 없는 종목에서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남자 접영 50m에 출전한 양정두(23·인천시청)는 23초79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박태환을 제외한 한국 선수의 첫 개인 종목 입상이다.

양정두는 이케바타 히로후미(일본)에게 0.02초 앞서며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여자 대표팀은 혼계영 400m에서 은메달을 보탰다.

남자 배영 200m 임태정(19·안양시청)은 1분58초82로 4위를 차지했고 여자 평영 50m에 출전한 양지원은 32초35로 6위에 올랐다.

중학교 2학년생인 조현주(14·대현중)는 여자 자유형 800m에서 4위에 해당하는 8분42초31로 레이스를 마쳐 미래를 기약했다.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했던 '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은 주종목인 도마에서 은메달에 머물렀다.

양학선은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5.200점을 받아 홍콩의 세이크와이헝(15.216점)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0광저우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양학선은 최근까지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려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았다.

이날도 신기술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이 기술을 실시하지 못했다. 감점 요인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도마에서는 세이크와이헝이 금메달을 가져갔고, 동메달은 중국의 후앙시(14.800점)가 차지했다. 양학선과의 남북 대결로 관심을 모은 리세광은 4위(14.799점)로 입상에 실패했다.

김미진(34·제천시청)은 여자 사격 더블트랩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미진은 사격 여자 더블트랩 개인전에서 110점을 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중국이 나눠 가졌다. 108점을 쏜 장예페이가 은메달을, 바이이팅은 107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김미진이 쏜 110점은 이 종목에서 처음 나온 세계기록이다. 지난해 개정된 국제사격연맹(ISSF) 경기 규칙에 따르면 세계기록으로 공인을 받으려면 5개국에서 15명 이상이 출전해야 하는데 규정이 바뀐 이후로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는 6개국에서 19명의 선수가 출전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여자 더블트랩 종목 기록이 인정되면서 김미진의 이날 기록이 세계신기록이 됐다.

김미진은 이보나(31·한화갤러리아), 손혜경(38·제천시청)과 함께 출전한 단체전에서 314점을 합작해 중국(315점)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유재진(27·IBK기업은행)~박봉덕(41·동해시청)~권준철(26·상무)로 구성된 한국은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사격 남자 50m 소총 복사 본선에서 합계 1869점을 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권준철이 623.8점을 쏴 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박봉덕과 유재진은 각각 622.7점과 622.5점을 보탰다.

박봉덕은 개인전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했다.

대회 3관왕에 도전했던 남자 사격의 김준홍(24·KB국민은행)은 25m 스탠다드 권총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김준홍은 남자 사격 25m 스탠다드 권총 본선에서 574점을 쐈다. 577점을 쏜 딩펑(중국)에게 뒤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준홍은 강민수(28·부산시청)·장대규(38·KB국민은행)와 함께 나선 단체전에서도 1707점을 합작해 은메달을 추가했다.

지유진(26·화천군청)은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벌어진 조정 여자 싱글스컬 결승에서 8분01초0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유진은 8분06초60을 기록한 리카만(홍콩)을 제치고 가장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은메달에 그친 지유진은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지유진은 한국 조정 사상 역대 세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자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싱글스컬에서는 김동용(24·진주시청)이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김동용은 7분06초17을 기록해 7분05초66의 모흐센 샤디(이란)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조정 여자 쿼드러플스컬 대표팀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김슬기(25·수원시청)·전서영(25·송파구청)·마세롬(25)·김아름(28·이상 부산항만공사)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6분46초54를 기록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선두로 나선 중국은 한 차례도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기록은 6분40초55다. 한국은 중국의 바로 뒤에서 호시탐탐 역전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신아람(28), 최인정(24·이상 계룡시청), 최은숙(28·광주광역시청), 김명선(25·강원도청)으로 구성된 한국(세계랭킹 9위)은 여자 펜싱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세계랭킹 3위)에 19-43으로 졌다.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동메달에 머물렀던 한국은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2년 부산 대회에서 에페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했던 한국은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도전했지만 중국의 벽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중국은 2006도하 대회 이후 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에페 개인전 챔피언인 순위지에는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허준(26·로러스), 손영기(29·대전도시공사), 김민규(24·상무), 김효곤(24·광주시청)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 4강에서 일본에 29-45로 완패,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에 남자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 획득에 도전했던 한국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출전한 펜싱 단체전 종목 중 남자 플뢰레만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남녀 양궁대표팀은 컴파운드 단체전에서 나란히 결승에 올랐다.

최보민(30·청원군청), 석지현(24·현대모비스), 김윤희(20·하이트진로)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은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벌어진 대회 양궁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 4강에서 이란을 229-222로 꺾었다.

여자대표팀은 라오스와의 8강에서 238점을 쏘며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여자대표팀은 27일 오전 10시25분 같은 장소에서 대만과 결승전을 치른다.

컴파운드 남자대표팀의 민리홍(23), 최용희(30·이상 현대제철), 양영호(19·중원대)는 4강에서 필리핀에 228-227로 신승했다.

남자대표팀의 결승전 상대는 인도다.

구기 종목에서의 낭보도 이어졌다.

야구, 축구, 배구에서 기분 좋은 승리 소식이 이어졌다.

류중일(51·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홍콩과의 B조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12-0으로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태국, 대만을 잇따라 꺾은 한국은 이미 B조 1위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한국은 전력상 한 수 아래라고 여겨지는 홍콩에 완승을 거두면서 조별예선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27일 A조 2위에 오른 중국과 준결승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면 일본-대만의 준결승전 승자와 28일 열리는 결승에서 격돌한다.

2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여자배구도 '숙적' 일본을 완파하고 8강에 안착했다.

여자배구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일본을 세트스코어 3-0(25-17 25-16 25-18)으로 완파했다.

에이스 김연경은 혼자서 양팀 합쳐 가장 많은 26득점을 쏟아부으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3개 등 전방위적으로 일본 코트를 요리했다.

김희진(23)과 박정아(21·이상 IBK기업은행)는 각각 8점씩을 기록, 힘을 보탰다.

대등한 상황에서의 맞대결은 아니었지만 일본과의 역대 전적을 다소 좁혔다. 47승84패가 됐다. 아시안게임 전적으로 좁히면 5승5패로 팽팽하게 됐다.

주전 대부분이 빠진 2진으로 아시안게임 선수단을 구성한 일본은 한 수 아래의 실력이었다. 일본은 주전 대부분을 세계선수권대회에 할애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홍콩의 밀집수비를 뚫고 8강에 올랐다.

후반 14분에 터진 이용재(23·V바렌 나가사키)의 선제골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한국은 후반 32분 박주호(27·마인츠)의 추가골,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김진수(22·호펜하임)의 쐐기골까지 묶어 3-0 완승을 거뒀다.

1954년 마닐라 대회에 이어 60년 만에 홍콩과 아시안게임에서 만난 한국은 첫 승리를 따냈다. 역대 전적은 1승1무가 됐다.

이광종 감독은 현역 시절 선후배 관계로 깊은 인연을 맺었던 홍콩의 김판곤 감독과의 지략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날 팔레스타인을 4-0으로 격파하고 올라온 일본과 28일 8강전을 벌인다.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농구도 8강에 진출했다.

유재학(모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농구 남자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노장 문태종의 맹활약에 힘입어 98-69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2승을 거두 한국은 8강 진출을 확정했다.

D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8강 조별리그에서 H조에 속했다. 이 조에서 필리핀, 카타르, 카자흐스탄과 맞붙는다.

4개국씩 두 조로 나쥐어 열리는 8강 조별리그에서 각 조 상위 2개국이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강력한 우승후보 이란과 중국을 피해 다행이다. 이란과 중국은 G조이다.

문태종(LG)이 3점슛 6개를 포함해 21점을 쓸어 담았고, 조성민(KT)과 이종현(고려대)이 각각 15점, 11점을 올렸다. 여유있는 선수 기용으로 12명 전원이 득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