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베테랑 투수 봉중근(34)이 '금메달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한 키플레이어로 26세 동갑내기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을 지목했다.
봉중근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대표팀 훈련에 앞서 "두 선수만 잘 던지면 금메달은 쉽게 따낼 것"이라고 말했다.
타고투저의 현상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광현과 양현종은 이번 대표팀의 원투펀치다.
김광현은 수년 간 크고작은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올 시즌 12승9패 평균자책점 3.39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양현종은 토종 선수로는 유일하게 15승 고지를 밟으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두 선수는 통과가 확실시되는 조별예선을 통해 컨디션을 조율한 뒤 준결승 토너먼트부터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어깨에 금메달과 후배들의 병역혜택이 달린 셈이다.
봉중근은 "어린 선수들을 위해 던지겠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고맙다. 두 선수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맘 같아서는 도구까지 들어주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봉중근은 공인구 적응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잔뜩 경계하는 눈치였다. 아시안게임 공인구는 일본 미즈노사의 제품이 사용된다. 불과 사흘 전까지 각자 소속 구단이 택한 공을 만졌던 투수들에게는 자칫 민감할 수도 있는 문제다.
봉중근도 "투수들에게는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즈노사의 공인구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통용되는 것보다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생각했던 코스보다 제구가 높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봉중근은 "어제 (임)창용이형이 불펜 피칭을 한 뒤 '공을 낮게 던졌는데 높게 온다'고 한다. 조계현 코치님도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가죽은 적응이 됐는데 무게가 가볍다"고 설명했다.
물론 봉중근은 이러한 현상들이 금메달 전선에 방해요소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봉중근은 "오늘부터 투수들이 공을 많이 만질 것이다. 9개 팀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으니 감각 문제는 없을 것이다. 경기 전에는 다 적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봉중근은 투수진이 어린 선수들로 꾸려진 만큼 플레잉 코치 역할까지 담당하겠다고 자청했다.
"그동안 고참 선수들에게 많이 기대고 있었는데 신기하다"던 그는 "국제대회에서는 규정이 빡빡해 스태프 수에 한계가 있다. 선수들이 많이 어린 것을 보니 내가 할 일이 더 생긴 것 같다. 5경기에서 200% 기량을 쏟아낼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