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에서 떨어지는 꿈을 꿔서 자다가 깼어요."
'중국동포' 이영(강릉여고)이 한국 프로팀 입단이라는 오랜 꿈을 이뤘다.
이영은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유홀에서 열린 2014~2015시즌 프로배구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GS칼텍스의 지명을 받았다.
이영은 중국에서 자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중국 길림성 연길 출신의 이영은 한국에서 온 선교사를 통해 배구를 접한 뒤 매력에 흠뻑 빠져 중학교 때 홀로 한국땅을 밟았다.
이영은 "그냥 배구가 너무 좋았다. 재미가 있어서 계속 하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꿈이 배구 선수였는데 중국보다는 한국에서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들보다 늦게 배구에 입문한 이영은 특유의 성실성으로 이를 극복했다. 올해 초에는 태백산배배구대회에서 우수선수상을 받을 정도로 기량을 꽃피웠다.
중국에 머문 부모님의 존재는 그가 고된 훈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이영은 "부모님께서 내가 힘들거나 지칠 때 가끔 한국으로 와 응원을 해주셨다.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제는 팀 선배가 된 표승주를 가장 좋아한다는 이영의 최종 목표는 국가대항전에서 한국을 위해 뛰는 것이다.
지난 7월 김경수 강릉여고 감독의 호적에 입적된 이영은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 귀화 신청까지 해둔 상태다. 국내 여자 배구 선수 중 귀화를 통해 대표팀에 뽑힌 경우는 아직 없다.
"부족하지만 팀이 우승할 수 있는데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이영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뒤 시원하게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배구하면서 키웠던 꿈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같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처음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