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한국전력이 대한항공에 이어 현대캐피탈까지 돌려세우는 파란을 연출했다. 무려 25개월만의 승리다.
한국전력은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2(22-25 26-24 25-20 24-26 15-13)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3일 프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한항공을 셧아웃 시킨 한국전력은 역대 전적 4승51패라는 압도적 우위를 가진 현대캐피탈마저 격파했다.
한국전력이 현대캐피탈을 잡은 것은 2011년 11월16일(3-2 승리) 이후 12경기 만이다. 한국전력은 4승6패(승점 11)로 LIG손해보험(3승6패·승점 10)을 밀어내고 5위로 올라섰다.
성균관대 2년 선후배 사이인 서재덕(18점)과 전광인이 2연승을 견인했다. 특히 전광인은 28점 공격성공률 62.79%로 신인왕 후보 0순위의 위용을 뽐냈다.
기선 제압은 현대캐피탈의 몫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임동규, 최민호의 블로킹으로 14-9의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세트 후반에는 아가메즈의 공격이 활기를 띄면서 1세트를 25-22로 따냈다.
한국전력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분위기를 바꾼 이는 서재덕이다. 서재덕은 19-20에서 네트를 살짝 넘기는 서브 에이스로 동점을 만들더니 곧바로 오른쪽 라인 끝에 걸치는 강서브로 승부를 뒤집었다.
서재덕의 진가는 듀스에서도 발휘됐다. 서재덕은 24-24에서 아가메즈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으로 떨어뜨렸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후위 공격 라인을 넘는 공격 범실을 범해 2세트를 빼앗겼다.
3세트는 후배 전광인이 책임졌다. 흐름을 탄 한국전력은 세트 막판까지 2~3점차 리드를 유지했다. 비교적 잠잠하던 전광인은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사를 자처했다.
전광인은 21-19에서 아가메즈를 앞에 두고 퀵오픈으로 기세를 올리더니 23-20에서는 아가메즈를 단독 블로킹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점수도 전광인이 책임졌다. 전광인은 뒤에서 어렵게 넘어온 공을 재치있게 득점으로 연결, 팀에 세트스코어 2-1 리드를 안겼다.
4세트를 듀스 끝에 빼앗긴 한국전력은 5세트 중반 승부의 추를 자신들 쪽으로 기울였다. 5-5에서 전광인의 오픈 공격과 아가메즈의 공격 범실로 달아난 한국전력은 하경민의 블로킹을 묶어 격차를 3점으로 벌렸다.
한국전력은 14-11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14-13까지 쫓겼지만 하경민의 속공으로 접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현대캐피탈(5승4패·승점 16)은 2연승에 실패했다. 최태웅과 권영민 등 세터 자원들을 번갈아 투입해 공격의 활로를 찾으려 했지만 고질적인 서브 리시브 불안에 발목을 잡혔다. 아가메즈(37점)의 분전도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경기에서는 루니와 최홍석이라는 좌우 쌍포의 활약을 앞세운 우리카드가 세트스코어 3-2(26-24 25-22 26-28 25-15 15-13)로 진땀승을 거뒀다.
1라운드에서 대한항공을 3-1로 잡은 우리카드는 이날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승리를 챙기며 대한항공의 새로운 천적으로 떠올랐다.
지난 4일 삼성화재전에서 0-3으로 패하며 2연승의 상승세가 끊겼던 우리카드는 연패를 막아 분위기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7승3패(승점 18)가 된 우리카드는 선두 삼성화재(8승2패·승점 23)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지난 1라운드 맞대결에서 외국인 선수 루니 없이 신영석·최홍석·김정환·안준찬의 고른 득점으로 대한항공을 물리친 우리카드는 이날은 루니와 최홍석의 좌우 쌍포가 힘을 내며 승리를 챙겼다.
루니는 60%에 육박하는 공격성공률에 27점을 쏟아냈고 최홍석은 알토란 같은 블로킹 6개를 포함해 22득점으로 공격에 균형을 맞췄다. 신영석도 중앙 속공 등으로 16점을 보탰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마이클이 양팀 합쳐 가장 많은 50득점으로 분전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마이클 홀로 우리카드의 다양한 득점원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한국전력전에서 0-3으로 완패한 대한항공은 2연패에 빠졌다.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경기에서는 원정팀 GS칼텍스가 주포 한송이의 부상 공백 속에서도 3-1(22-25 25-22 25-18 25-16)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4일 KGC인삼공사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던 GS칼텍스는 이날 승리를 보태 2연승을 달렸다. 5승3패(승점 14)가 된 GS칼텍스는 KGC인삼공사(4승5패·승점 14)를 끌어내리고 2위로 두 계단 점프했다.
승점은 같았지만 세트득실률(GS 1.153% KGC 0.941%)에서 앞섰다.
GS칼텍스는 지난 4일 KGC인삼공사전(3-0 승)에서 부상을 입은 주포 한송이가 빠진 가운데에도 외국인 선수 베띠의 48득점(공격성공률 54.79%)을 앞세워 흥국생명을 압도했다. 배유나도 11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이날 서브에이스 7개를 성공시킨 베띠는 역대 한 경기 최다 서브 타이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