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임환수 국세청장 내정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정기관장들의 출신지역이 대구·경북에 편중된 점이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 임 내정자를 상대로 "대통령이 대구 경북 출신이고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구 출신이다. 기재부 장관은 임 내정자의 고교 선배다. 경제수석도 대구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또 "대구 출신 대통령, 경제수석, 기재부장관에 국세청장까지 대구 출신이다. 군사정부 하에서도 없었던 사상초유의 일"이라며 "'우리가 남이가'식인 이런 구조에서 표적세무조사가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정라인을 봐도 임 국세청장 후보자가 영남이고 황찬현 감사원장, 김진태 검찰총장,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 등 4대 사정기관장이 모두 영남이다. 경제라인은 몽땅 대구"라며 "왜 이렇게 인사하냐. 중간에 누구라도 (표적조사에)반대하면 안 되니까 이렇게 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홍 의원은 또 "국세청 고위공무원도 대구 경북에 몰려있다. 고위공무원 34명 중 대구 경북 출신이 10명이다. 30%다. 적절한 비율이냐"며 "영남도 아니고 대구 경북만 30%다. 반면 제주도와 강원도는 1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관영 의원도 임 내정자에게 "대구고 선배인 최경환 기재부장관으로부터 청장 임명 통보를 받은 게 아니냐"고 따졌지만 임 내정자는 "BH(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전날 전달받았다"고 답했다.
임 내정자는 방어에 나섰다.
그는 "행정고시 출신 고위공무원이 TK에 편중돼있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내 후배인 행시 38회부터는 호남 출신 비중이 높다. 그 부분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인사는 공평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표적세무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만약 국세청장으로 취임하면 정치적 중립성을 오해 받는 세무조사는 결코 하지 않겠다"며 "조세 목적 외에 세무조사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도 "출신 지역과 임용 직급이 무엇이든 탕평인사로 조직 대화합을 도모하겠다"며 "열심히 일하면 누구든 최고위직까지 갈 수 있게 희망사다리를 구축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세풍사건, 서울국세청 조사1국 비리, 군 복무 중 대학원 등 쟁점
이 밖에 임 내정자는 19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사건인 '세풍사건'에 연루된 임채주 전 청장과의 연관성을 묻는 김관영 의원의 질문에 "당시 30대 초반 사무관이라 정치적 문제는 전혀 몰랐다"며 "청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에 위반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타산지석으로 삼고 있다"고 답했다.
임 내정자는 또 2009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당시 팀원 뇌물수수사건을 추궁하는 새정치연합 박광온 의원에게는 "당시 조사국장으로서 백번 송구스럽다"고 밝히며 "청장으로부터 경고조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공항에서 장교로 군 복무 중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다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서울공항 근무 장교였는데 어떻게 지휘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학교에 다니겠냐"며 "영외 거주장교라 오후 5시 퇴근이었고 학교수업은 오후 7시나 7시30분에 시작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