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괴력'이라고 평가해도 무방할 듯하다. 박병호의 방망이가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병호는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2개를 터뜨렸다.
3회 나온 첫 번째 홈런이 압권이었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박병호는 노경은의 초구를 정확한 타이밍에 걷어 올렸다. 맞는 순간부터 예사롭지 않은 조짐을 보이던 타구는 목동구장에서 가장 깊은 가운데 담장을 향하더니 급기야 전광판 밖으로 자취를 감췄다.
그의 올 시즌 5번째 목동구장 장외홈런이다. 공식 비거리는 역대 프로야구 최장거리 기록인 150m에 불과 5m 못 미친 145m로 집계됐다.
박병호의 방망이는 5회에도 호쾌하게 돌아갔다. 이번에는 가장 짧은 거리의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4-2에서 노경은에게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비거리 105m짜리 투런포를 그려냈다.
하루에 홈런 2개를 보탠 박병호는 시즌 홈런을 39개로 늘렸다. 지난 시즌 세운 개인 최다인 37홈런을 넘어서며 커리어 하이 행진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였다.
박병호는 "팀이 점수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홈런이 나와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오늘 작년의 37개를 넘겨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비거리가 제일 짧은 홈런과 가장 멀리 친 홈런이 동시에 나왔는데 모두 같은 홈런이다 비거리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병호가 홈런 개수를 39개로 늘리면서 3년 간 없었던 40홈런 고지도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전망이다. 박병호는 남은 28경기에서 단 1개의 홈런만 추가할 경우 2010년 이대호(당시·롯데 44개)에 이어 4년 만의 40홈런 달성자가 된다.
박병호는 "40홈런까지 1개가 남았는데 의식하거나 생각한 적은 없다"면서도 "만일 달성한다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일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넥센은 박병호의 연타석 포와 김민성, 박동원의 솔로 홈런을 더해 두산을 8-2로 꺾었다.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와 김민성이 공격을 주도했고 박동원이 최근 선발 포수로 출전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고무적이다. 힘든 일정 속에서도 열심히 해주는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