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10% 절상되면 우리나라 제조업 영업이익률의 0.9%포인트가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화 절상으로 영업이익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업종은 '수송장비'였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일 이 같은 내용의 '원화 절상이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내놨다.
수출단가 조정여력과 매출액·매출원가의 환율효과를 계산해 추정한 값이다.
수출단가 조정여력은 환율이 1단위만큼 변동할 때 수출가격에 미치는 변동 정도인 '환율의 수출가격전가도'를 이용해 산출하는데,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이 덜 치열하고 점유율과 제품 차별화 정도가 높을수록 수치가 커진다.
환율의 수출가격전가도가 가장 높은 제조업종은 석유·석탄(0.89)이었다. 환율이 10% 절상되면 석유·석탄 관련기업은 수출가격을 8.9% 올려 원화환산 매출액 손실을 만회한다는 얘기다. 석유·석탄 다음으로는 1차금속(0.78)과 목재·종이(0.77), 화학(0.70), 금속(0.43) 등이 뒤를 이었다.
원화 가치가 10% 절상될 경우 제조업의 매출액은 3.4%포인트, 수입원가는 2.5%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업 영업이익률의 0.9%포인트 감소 요인이 발생했다. 산업별로는 수송장비(-3.8%포인트)가 영업이익률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일반기계(-2.5%포인트)와 정밀기기(-2.4%포인트), 전기·전자(-2.3%포인트) 등도 피해가 큰 편에 속했다.
반면 수입 원재료비중이 높은 석유·석탄(3.4%포인트)과 목재·종이(1.1%포인트), 비금속광물(1.0%포인트) 등은 영업이익률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화 절상으로 영업이익 감소 효과가 크고 수출단가 조정여력이 낮은 산업은 수송장비과 전기·전자, 일반기계, 정밀기기, 섬유·가죽 등이었다.
이에 비해 석유·석탄과 1차금속, 목재·종이업은 원화 절상으로 수혜를 입고 환율 변동에 따른 대응력도 높았다. 음·식료과 비금속업은 원화 절상으로 영업이익률 증가 효과가 나타나지만 수출단가 조정여력은 낮았고, 화학업은 원화 강세가 영업이익률에 부정적이었으나 수출단가 조정여력을 높은 것으로 분류됐다.
김 연구원은 "원화 절상으로 인해 제조업 중 수출 비중이 높고 환율 변동의 대응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는 미세조정을 통해 환율 급등락에 대한 심리를 해소하고 주요 수출시장에서의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달러화로 편중돼 있는 결제통화를 다변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