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간판 양동근(31)이 빠른 복귀를 희망했다. 아직 아파서 더 쉬어야 한다.
양동근은 3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서울 삼성의 경기를 앞두고 "벤치에만 있으려니까 답답해 죽겠다. 빨리 나가서 뛰고 싶다"고 했다.
지난 16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오른 발바닥 부상을 당한 양동근은 당시 4주가량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모비스는 야전사령관의 부상으로 팀 전력에 공백이 불가피했다. 양동근이 빠진 이후에 2연패로 휘청했다.
그런데 공백이 우려했던 만큼 크지 않다는 게 다수의 평가다. 신인 이대성(23)이 잘 버티고 있다.
양동근은 "경기를 못 뛰어서 답답한 것보다 (이)대성이의 출전 시간을 좀 줄여서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대단한 기술을 가진 후배다. 내가 신인이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이제는 내가 대성이의 뒤를 받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농담이 섞였지만 누구나 이대성의 적응과 성장세를 기대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대성은 193cm의 큰 신장에도 불구하고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장신 가드다.
이대성은 양동근이 다치기 전에 경기당 14분5초를 뛰었지만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후에는 평균 32분26초(30일 삼성전 제외)를 소화하며 '포스트 양동근'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4경기 평균 기록은 12.5점 5.5어시스트 2.25스틸이다. 특히 21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는 국가대표 신인 김민구와의 맞대결에서 3점슛 7개를 비롯해 25점을 올려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모비스에 입단한 이대성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삼일상고를 거쳐 중앙대에 입학했지만 도중에 미국 무대에 도전, 브리검영대학에서 선진 농구를 익혔다.
동기들보다 프로 입단이 1년 늦은 이유다. 국내 농구에서 뛴 경험이 별로 없었던 탓에 드래프트에서 이대성에 대한 감독들의 시선은 반신반의였다. 유재학 감독은 찍었다.
유 감독은 "이대성처럼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 가드를 본 적이 없다. (양)동근이가 성실한 농구라면 (이)대성이는 말 그대로 기술 농구"라며 "차세대 국가대표 가드감이다"고 극찬했다.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1년차 신인의 패기와 드리블로 상대를 제칠 수 있는 기술 등은 리그에서 충분희 희소성을 갖는다.
이대성은 구단에서 제안한 4년 계약을 거부하고 3년 계약을 맺었다. 1년이라도 더 계약하려고 하는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2라운드 선수기에 더욱 눈에 띈다. 모비스 관계자는 "농구로 3년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보인 것이다"고 했다.
유 감독이 판단하는 이대성의 적정 출전시간은 20분 내외다. 양동근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효율적인 배분이 가능하다.
유 감독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이다 보니 전체적인 상황을 보는 능력은 떨어진다. 정확히 1번(포인트가드)이라고 말할 순 없을 것 같다"면서도 "하면서 익히면 된다. 성실한 모습도 있어 기대가 크다"고 했다.
양동근은 "걸을 때, 뒤꿈치의 통증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도 개인적인 운동은 계속 하고 있다"며 "빨리 복귀해 대성이와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했다. 1~2주 정도 후면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