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친선경기였지만 한일전의 긴장감은 여전했다.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일프로야구 레전드 슈퍼게임'에서 한국팀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한화 송진우(47) 코치가 필승을 다짐했다.
"친선전이라고 따로 연습한 것은 없다"고 운을 뗀 송 코치는 "그래도 국가대항전이다. 일본은 준비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일본만큼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2이닝 정도 던질 것 같은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국가대항전이긴 해도 승패보다는 한일 양국의 친선이 더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재밌게 던지겠다"고 덧붙였다.
송 코치는 경기 전 최근 은퇴한 신경현(38) 코치를 앉혀놓고 진지하게 몸을 풀었다. 지나가던 이용철(49) KBS 해설위원이 "경기 전에 힘을 다 빼겠다"고 꾸중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송 코치는 각오와는 달리 1회에만 이이다 테츠야와 야마사키 타케시에게 홈런 두 방을 헌납해 체면을 구겼다. 송 코치는 2이닝 3피안타(2피홈런)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플레잉 감독으로 한국팀을 이끈 KIA 타이거즈 선동열(50) 감독은 "일본이 지난해 대회에서 0-5로 패한 뒤 마음을 단단히 먹은 것 같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선수들의 나이가 매우 어려졌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 '넥센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 2012'에서 한화 이종범 코치의 맹활약을 앞세워 5-0 완승을 거뒀다.
선 감독은 "(내가 일본에서 뛰었을 때) 보지 못한 선수가 많다. 선수층이 지난해와 비교해 무척 어려진 것 같다"며 "연습할 때 보니 일본타자들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가더라"고 만만치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역 시절 명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50) 감독은 "안 뛴다"고 공언하고서도 선수단이 몸을 풀기 시작하자 제일 먼저 글러브를 들고 그라운드로 뛰어나가는 열정을 뽐냈다.
레전드 슈퍼게임에 첫 참가한 넥센 염경엽(45) 감독은 "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 나는 뛰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코치를 더 잘하는 사람이니 주루코치를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