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요금제가 빠른 속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데이터 요금제가 도입된 후 불과 5개월만에 가입자 1000만 명시대를 맞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 요금제가 단기간에 대중화됐지만 소비자 혜택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는 지난달 29일 현재 총 935만 명에 달했다.

현재와 같은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달 중순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는 1000만 명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5월 통신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 동영상을 비롯해 음악감상을 즐기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입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와 통신사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통신비 감소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래부는 올해 6~7월 이동통신 가입자 227만 명의 청구서를 분석한 결과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들의 음성통화와 데이터 사용량은 기존보다 각각 18%, 23% 증가한 반면 월 평균 통신비가 6.3% (가입자당 2858원) 가량 줄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휴대폰 기기별로 보조금을 공평하게 지급하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에 따라 보조금에서 요금제로 경쟁의 축이 바뀌었다는 게 미래부의 설명이다.

통신사들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를 통해 통신비 절감을 이끌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최저 300MB에서 무제한까지 총 8개 구간으로 세분화하고 어린이·청소년·노인 등 연령별 맞춤형 데이터 요금제, 군인 전용 요금제 등으로 다양화한 것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에 따른 통신비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가장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조차 통신3사의 평균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액)수준이라는 것이다. ARPU는 통신사의 수익성 지표다.

통신3사의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밴드데이터 29(SK텔레콤), LTE 데이터 선택 299(KT), 뉴 음성무한 데이터 29.9(LG유플러스) 등이다. '2만원대 요금제'라고 선전하지만 실제로는 3만원대 요금제다. 실제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요금은 부가세 10%를 포함한 3만2890원이다. 통신3사의 2분기 ARPU는 SK텔레콤 3만6013원, KT 3만4879원, LG유플러스 3만6173원으로 평균 ARPU는 3만5688원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데이터 요금제가 통신비 인하 효과를 가져오려면 (최저 요금제가)통신3사의 평균 ARPU보다 훨씬 낮게 설계돼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 부가세를 포함해 2만7000원짜리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들이 저가 요금제에서 고가 요금제로 옮겨가는 사례가 늘면서 통신사 수익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다수 요금제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는 부가세를 포함해 4만3890원을 납부하는 399요금제(데이터 제공량 2GB)다. 일반 요금제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9GB이기 때문이다. 최저가 요금제에 가입해도 상위 요금제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상위 요금제로 이동하는 가입자가 늘어나면 통신사 ARPU는 증가하게 된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가 늘면서 통화품질 관리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데이터 트래픽(데이터양)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일부 서비스 지역에서 데이터 트래픽이 몰리면 통화 중 끊기는 현상 등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이동통신 가입자당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2012년 1월 470메가바이트(MB)에서 올해 7월 2700MB로 5.7배 가량 증가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서비스업체들은 차세대 통신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며 "5세대(G)통신서비스는 2020년 상용화될 예정으로 2018년부터 망 투자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이 데이터 사용량 증가에 대비해 주파수 확보에 나서겠지만 당장 통신장비 투자와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