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부동산 전략 통했다…"보수적 DNA 바뀐다"

  • 등록 2015.10.30 13: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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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수합병(M&A)을 통한 그룹의 신성장동력 키우기에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그동안 재계에 '땅부자'로 알려진 롯데그룹은 '세일앤리스백'을 통해 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번에 삼성 화학계열사 M&A에 뛰어들면서 유통과 함께 화학분야로 엔진을 장착했다.

30일 롯데그룹은 유통분야에 편중된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인수에 뛰어들었다고 밝혔다.

롯데가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은 그룹 비전인 '2018년 아시아 톱10'으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다. 유통에 치우진 그룹 구조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이상 비전 달성이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좋은 M&A가 나왔을 때는 반드시 성사시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롯데그룹과 관련된 사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의 잇따른 M&A 행보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해 조달한 현금화가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보수적인 롯데의 'DNA'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 

신 회장이 현금보유를 위해 선택한 세일앤리스백 방식은 매각과 동시에 20년 이상 장기 임차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부동산을 매각해 목돈을 확보하는 대신 점포 임대료를 내는 식으로 바꾼 셈이다. 

롯데의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통한 자산매각은 지난 2008년 시작됐다. 당시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를 팔아 각각 2200억원과 64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해 금융업 진출과 공격적인 M&A를 주도했다. 

2010년에는 당시 부회장이던 신 회장은 1월 바이더웨이 인수를 시작으로 그 해에만 10여건의 M&A를 일궈냈다. 

지난해 8월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KB자산운용과 백화점 및 마트 등 점포 7곳을 매각하고 다시 재임대하는 자산유동화 계약을 체결했다. 백화점 2곳(일산점.상인점)과 마트 5곳(부평점.당진점.평택점.고양점.구미점)을 포함해 총 6017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했다. 

매각방식은 점포를 매각한 뒤 재임차, 점포를 운영하는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이 적용됐다. 롯데쇼핑은 재무구조 개선 및 자산효율성 제고를 위해 주요 점포의 자산유동화를 지속 검토해왔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사업을 위한 현금보유라는 것에는 입장을 같이 했다. 롯데 관계자는 "M&A를 많이 하면서 부채비율이 많이 올라갔지만 타 기업에 비해서는 낮고 현금보유도 월등히 앞서고 있어 전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신규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에 대한 식견을 넓혀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이 빛을 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데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기 때문에 무작정 보유하고 있기보다는 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때이니 현금을 확보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경영을 맡은 2008년 직후부터 롯데의 부동산 전략은 변화가 시작됐다"라며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신 회장의 말처럼 부동산 슬림화를 단계적으로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 회장은 내수를 중시했던 신격호 총괄회장과는 달리 해외와 M&A 등에 우선 순위를 두며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다만 재무구조가 탄탄한 롯데라도 M&A 리스크는 언제나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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