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의 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재선임·신임 사외이사 후보들의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빅3'의 경우 '출신 안배' 등 외부 시선에 상당히 신경 쓴 모습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백화점 3사는 사외이사 구성에 있어 학계·전문가와 관료·법조계 출신을 비교적 골고루 안배했다.
롯데쇼핑은 오는 24일 영등포구 롯데빅마켓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감사를 맡고 있는 이재술 딜로이트코리아 회장을 각각 재선임, 신규 선임한다.
안건이 처리되면 곽수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최석영 UN 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이재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이재술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등 6명이 사외이사를 맡게 된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 사외이사는 학계 2명, 관료출신 2명, 법조계 1명, 회계·재무 전문가 1명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날 강남 논현2동 주민센터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사외이사 4명 중 1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대구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강형원 세무법인 정우 대표와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기존 사외이사 김상준 법무법인 바른 상임고문,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와 함께 출신 비율을 따져보면, 학계 2명, 관료출신 1명, 법조계 1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신세계는 10일 중구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제일지점에서 주총을 연다.
이날 신세계는 김주영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김영걸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에 대한 재선임안과 공정위 출신 안영호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에 대한 신규 선임의 건을 의결한다. 국세청 차장 출신 박윤준 김앤장 고문은 임기가 1년 더 남아있다. 안건이 가결되면 신세계의 사외이사는 학계 2명, 관료·법조계 출신 2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 선임은 전문성을 가진 분들 위주로 하는 경향이 있다"며 "결정을 내릴 때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경영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화점 업계에도 올해 재선임이나 신규 선임되는 사외이사를 고려해 출신을 따져보면 국세청, 공정위 등 공직이나 법조계 인사가 결국 50% 정도는 포진하게 된다"면서 "최근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따른 사회적 분위기와 대선을 앞둔 유통 대기업 때리기 우려 등을 염두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