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빠진 호랑이' OPEC…현 수준 유가폭락 예측 못했다

  • 등록 2016.02.23 1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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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머니, OPEC이 원유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르던 시대는 지나가

 2014년 하반기부터 감산 거부로 국제유가 폭락을 주도해온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자신들도 현재 수준의 저유가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IHS-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연례회의에서 OPEC이 국제유가가 20달러 선까지 폭락할 것으로 내다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들이 원유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르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압달라 살렘 엘 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이날 원유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유 가격은 급격히 하락했다"며 2014년 11월 감산 거부 결정 이후 일주일 만에 국제유가가 40%나 폭락할 줄은 자신들도 몰랐다고 밝혔다.

엘 바드리 사무총장은 이어 "금융시장 불황이 원유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현재 경제 사이클은 매우 끔찍하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현재 시장환경에서는 OPEC이 과거 오일쇼크(석유파동) 때와 같이 원유가격을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없다는 분석에 힘을 더했다. 글로벌 경제 부진으로 시장이 미국의 셰일업계 성장과 OPEC의 산유량 증가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클리퍼데이터의 매튜 스미스 원자재 부문 연구원은 지난해 말 OPEC이 감산합의를 하지 못한 당시 "카르텔은 끝장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6.2% 상승한 배럴당 31.48달러를 기록했지만, 공급과잉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2014년 중순에 비하면 약 70%나 폭락한 가격이다.

이에 따라 OPEC의 맹주이자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르면 2018년에 파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수입의 75%를 석유수출액으로 조달하는 사우디가 재원을 다양화하지 않으면 5년래에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바클레이즈도 사우디의 재정적자 규모를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2.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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