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원대 불법 선물거래사이트 운영조직 적발

  • 등록 2016.02.02 12: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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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총책 2명구속, 주식전문가 등 26명 불구속 입건

유사 선물거래 도박사이트를 개설, 회원들로 하여금 불법 베팅을 하게 한 뒤 시세에 따른 투자 손실금 뿐 아니라 수수료까지 챙겨온 일당이 적발됐다. 해당 사이트 운영에는 소위 '리딩전문가'라 불리는 유명 주식전문가와 증권사 전산실 직원도 동원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 운영 총책 유모(40)씨 등 2명을 자본시장법위반 및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구속하고, 유명 주식전문가 조모(59)씨 등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1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선물 거래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가장한 426억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물거래는 정해진 시점에 거래할 가격을 미리 정해 계약한 뒤 시세에 따라 수익을 남기는 주식투자방식의 일종이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 등은 코스피200 및 유로 선물 지수, 금, 유가 정보 등 국내외 선물시세에 배팅하는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왔다. 사이버머니로 환전한 뒤 자신이 예측한 지수 등락에 배팅하는 방식이다.

유씨 등은 실제 증권사에 매도·매수 주문을 넣지는 않았지만 선물시세 정보와 연동해 회원들의 손실금과 거래수수료까지 챙겼다. 

특히, 이들은 증권사와 동일하게 주 5일,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증권시장 개장 시간대에만 영업을 했고, 손실을 막기 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회원은 임의로 탈퇴시키기도 했다.

회원을 유치하는데는 소위 '리딩전문가'로 불리는 증권전문가 17명이 동원됐다. 아프리카TV 등 선물사이트와 인터넷카페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7개월간 총 4882명의 회원을 유치하고 소개비로 16억원을 받아갔다.

증권전문가들은 회원소개 수수료 외에도 투자 손실금의 30~45%, 회원 지급 수수료의 60~65%(해외투자 40~50%)를 추가로 받아 챙겼다. 

경찰은 "8개월간 1억3000만원을 손해 본 회원도 있었다"며 "증권전문가로 불리는 이들이 불법 선물거래 운영자와 공생관계를 유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증권사처럼 실제 회원들의 선물 거래를 중개하기도 했다. 증권사가 전용계좌를 개설해주고 HTS를 통해 거래하도록 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증권계좌로 등록된 대포통장으로 회원들로부터 돈을 입금받아 대신 거래했다. 

증권사를 통해 선물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건당 1500~3000만원의 예치금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반 투자자들이 고액의 예치금을 내지 못한다는 점을 노린 범행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런 거래에는 건당 0.0025%를 수수료로 떼갔다.

유씨 등 사이트 운영자들의 수익금은 파악된 것만 42억원 상당이다.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는 증권사 전산실 근무 경력이 있는 변모(53)씨를 통해 개발했다. 변씨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아들과 함께 7개의 유사 HTS를 제작하고, 이를 관리해주는 대가로 5억3000만원을 받았다. 

변씨는 "주식으로 손실된 투자금을 만회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유사 선물거래 사이트를 이용한 도박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불법 선물거래 사이트를 이용한 고액·상습 도박자에 대해서는 상습도박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국세청에도 신원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우동석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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