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자주 사고 팔수록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주식을 거래한 고객 6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빈번한 주식매매가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회전율 100% 이하 그룹의 연간 수익률은 7.1%인 데 비해 회전율 2000% 이상 그룹의 연간 수익률은 -18.4%였다. 같은 기간에 코스피 수익률은 2.4%, 코스닥 수익률은 25.7% 였다.
주식매매 회전율이 높을 수록 수익률이 하락한 셈이다. 주식매매 회전율은 고객이 맡긴 주식 평균 자산 대비 주식매매 금액이다. 주식 100만원 어치를 1년에 한번 사고 팔면 회전율이 100%다.
회전율이 높아질수록 수익률이 더 낮아지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은 거래비용(주식매매에 따른 수수료와 세금) 때문이다.
거래비용으로 인한 수익률 감소 효과는 회전율 100% 이하 그룹에서는 1.1%포인트에 불과했지만 회전율 2000% 이상 그룹에서는 36.5%포인트나 됐다.
회전율 구간을 좀 더 세분화 해 보면 100% 이하인 그룹의 수익률(7.1%)보다는 100~200%, 200~300%인 그룹의 수익률이 각각 8.8%, 8.9%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좌를 방치하는 것보다는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시장 상황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임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회전율이 300%를 초과하는 그룹에서는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졌다. ▲300~400% 회전율 구간 7.5% ▲400~500% 회전율 구간 6.1% ▲500~750% 회전율 구간 5.2% ▲750~1000% 회전율 구간 3.2% ▲1000~1500% 회전율 구간 0.9% ▲1500~2000% 회전율 구간 -5.1% 등으로 나타났다.
한화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회전율과 수익률 간의 이런 관계는 작년 뿐 아니라 2013~2014년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는 회전율과 수익률 간의 관계가 특정 연도의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항시 성립하는 관계임을 의미한다.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은 "주식매매수수료는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지만 이것이 과도한 성과주의와 결합되면 고객에게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매수수료는 고객의 이익과는 상관 없이 거래가 일어나는 것 만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과당매매를 유도할 유인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주 사장은 또 "국내금융회사들이 자산관리서비스를 외친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마진이 높은 고위험상품을 고객에게 권해 단기수익을 취하다가 손실이나면 고객의 의사결정이었다면서 면피하는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며 "제대로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려는 금융회사라면 고객이 바람직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안내하는 서비스 체계와 인센티브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