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발 패닉…전문가들 "H지수 7500선 갈수도"

  • 등록 2016.01.21 12:13:07
  • 댓글 0
크게보기

홍콩H지수 폭락…'홍콩달러 약세·핫머니 유출·국제유가' 영향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번갈아 폭락하면서 국내 증시가 연일 충격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홍콩H지수는 전일대비 4.33% 급락한 8015.44로 장을 마감했다. 2009년 4월 9일 이후 7년만에 장 중 80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특히 H지수를 기초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 규모가 조 단위에 근접하고 있어 개인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콩 증시의 폭락세는 홍콩 달러의 약세와 핫머니 유출에 기인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위안화 약세, 부동산 경기의 둔화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홍콩에서도 단기 자금 유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홍콩 H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페트로 차이나 등 유가 및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 많아 원자재 시황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어서 복합적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은 홍콩 H지수가 75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LIG투자증권 지기호 리서치센터장은 "홍콩H지수의 업종 비중을 보면 원자재 쪽과 연동이 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H지수도 하락하는 구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 센터장은 "국제 유가가 6월 까지 'L 자'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제 유가를 감안하면 H지수가 7500선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이어가자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려는 정책을 펼쳤다"며 "일부 투기세력들이 홍콩 달러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홍콩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자금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로 중국에서 핫머니 상당 부분이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이어 "홍콩 지수의 안정화 시기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3월 미국 FOMC에서 금리인상 확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건 중요한 변수다. 금리인상을 안 하게 되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데 달러가 약세가 되면 다른 통화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H지수가 한달 새 20% 가까이 떨어진 만큼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IBK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중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홍콩지수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홍콩H지수는 홍콩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 지표이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안 좋으면 지수가 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콩 시장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달 내로 안정을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에 추가적으로 밀릴 폭이 크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 주식시장의 커플링 현상이 강화되고 있어 국내증시의 중국과 홍콩발 폭락 충격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침체로 인한 신흥국 시장 위험회피 심리 가중, 중동계 오일머니의 자금회수 등의 악재가 산재해 있어 단기 급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글로벌 주식시장과 연동돼 움직이고 있어 현재 글로벌 주식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3월까지는 강한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안병국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중국 등 G2 경제상황이 안 좋은 데다, 유가 급락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생기는 심리 불안이 최근 하락세의 원인"이라며 "중국 시장이 회복되고 외국인 매도가 진정이 돼야 국내증시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일평균 2000억원이상 순매도에서 1000억원 이하로 외국인 순매도가 줄어든다면, 지금처럼 증시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상황이 진정되고 하락세가 다소 완만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1850선에서는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신증권 조윤남 리서치센터장은 "우리나라 증시의 경우 과거 미국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와 유럽 재정위기 등 때 크게 하락을 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는 지켰다"며 "PBR 0.9배는 대략 코스피 1850선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이 그 때처럼 극단적이지 않기에 1850선을 지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우동석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