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민자사업 특혜와 시민 통행료 부담 등 혈세낭비 논란이 많았던 우면산터널 사업을 새롭게 재편한다. 이에따라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폐지되고 사업시행자와 시가 통행료 수입을 나눠 관리하는 '수입분할관리방식'이 도입된다.
또 SH공사와 재향군인회가 주주에서 물러나는 대신 흥국생명이 새로운 투자자로 참여하고 시중금리를 반영해 투자자수익률도 5.37%로 하향 조정한다. 2033년까지 통행료도 2500원으로 동결된다.
이번 재구조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서울시 재정 1587억원이 절감되고 시민들이 누리는 편익은 지난해 통행료 인상이 무산된 점을 감안할 때 107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14일 사업시행자인 우면산인프라웨이㈜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변경실시협약을 체결하고 2년에 걸쳐 추진해온 '우면산터널 민간투자사업 재구조화'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우면산터널(서초동~우면동·2.96㎞)사업 재구조화에서 MRG 조항을 폐지하고 '수입분할관리방식'으로 전환키로 우면산인프라웨이㈜와 합의했다. 또 2012년 이후 미지급된 MRG 238억원에 대한 지급 의무도 소멸시키기로 했다.
기존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은 사업자가 일정금액 이상의 수입을 내지 못했을 때 시 재정으로 민간사업자의 수입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이번에 시가 새로 도입하는 '통행료 수입분할관리방식'은 민간 사업자가 전체 통행료를 관리하고 비용을 자체 집행했던 방식에서 민간사업자와 서울시의 몫을 각각 나눠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통행료 수입으로 운영비, 주주차입금 원리금, 배당금은 민간사업자가 자체 집행하고 선순위차입금 원리금과 법인세 상환 등은 서울시의 관리·승인 하에 민간사업자가 비용 집행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로써 앞으로 19년(2016~2033년) 동안 시가 지급해야 했던 MRG 670억원과 미지급 MRG 238억원(2012~2015년 미지급금)에 2028년부터 잉여통행수입 발생으로 선순위차입금 679억원이 시로 귀속될 경우 모두 1587억원의 시 재정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재구조화 이후 주주 4개사(맥쿼리·SH공사·재향군인회·교직원공제회)가운데 재향군인회와 교직원공제회가 빠지고 흥국생명이 들어와 3개 주주가 참여한다. 이로써 맥쿼리(36%)는 최대 주주자격을 잃게 되고 교직원공제회(49%)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재무투자자도 모두 바뀌어 ▲교직원공제회 ▲예다함 ▲흥국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4개 기관이 신규로 참여한다.
시는 투자자 수익률을 사업재구조화 이전의 11.36%에서 사업재구조화 이후 5.37%로 하향 조정한다. 2004년부터 전체 사업기간의 투자자수익률은 8.95%로 변경된다. 이는 그동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높은 수익률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시중금리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저금리로 차환함으로써 MRG 없이 통행료 수입으로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는 현재 통행요금 2500원을 민간사업자의 운영기간이 끝나는 2033년까지 통행료 인상 없이 동결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누리는 편익은 약 1072억에 이를 것으로 시는 분석하고 있다.
또 통행료 납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티머니(T-Money), 후불 교통카드만 가능했던 통행료 전자결제 시스템을 개선해 올 상반기 중 '하이패스' 요금징수시스템을 도입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 MRG사업을 모두 폐지됐다. 시는 2013년 요금인상 문제로 많은 갈등을 겪어왔던 지하철 9호선을 재구조화한 데 이어 서울에 남은 마지막 MRG 사업인 '우면산터널'을 2004년 1월 개통 이후 13년 만에 재구조화했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시와 민간사업자가 조금씩 양보해 갈등 없이 이번 재구조화를 마무리지은 만큼, 서울시의 재정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대외투자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