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5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계부채와 관련,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나 성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6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통해 그동안 축적된 금융불균형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불균형은 다수의 신흥시장국이 공통적으로 직면해있는 문제"라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모임인 국제결제은행(BIS)이 오래 전부터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채무상환능력이 없는 한계기업이 저금리 환경에서 생존하면서 레버리지를 높여오고 있는 점도 큰 문제"라며 가계부채 문제와 함께 기업부채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관리,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은 우리 경제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것과 달리 중국과 유로지역은 완화기조를 확대하는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상반된 방향으로 전개되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이 총재는 "주요국의 정책기조가 다기화되면 그동안 선진국에서 신흥시장국으로 흘러갔던 글로벌 유동성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성과 증폭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국내외 금융가격변수의 변동성도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기초경제여건이 비교적 견실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높은 상호연계성을 고려할 때 정책당국은 물론 금융기관들이 미리 대비하지 않을 경우 적지않은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정확히 직시하고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며 "금융인이 치밀하게 대처해나간다면 우리 금융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 사업으로 한 차원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