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묻지마라"‥위스키, 연산 없애기 '꼼수냐 트렌드냐'

  • 등록 2016.01.04 10:29:32
  • 댓글 0
크게보기

최근 국내 위스키업계에 '무(無)연산'이 제품이 늘고 있다. 그동안 12, 15, 17, 21, 30년 등 연산을 표기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꼼수다', '트렌드다' 엇갈리는 시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 페르노리카코리아, 골든블루 등은 최근 잇따라 저도 위스키를 출시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연산' 표시가 없다.

디아지오코리아는 대표 제품 '윈저'에 각종 과일향 첨가물을 넣어 만든 '윈저 더블유 아이스'와 '윈저 더블유 레어'를 출시했다. 기본적으로 아이스는 12년산, 레어는 17년산 원액을 주로 사용하되 다양한 연산을 섞은 제품이다. 스카치 위스키(40도 이상)가 아닌 데다 원액을 100% 쓰지 않아 정식 위스키로 분류되지 않는 '기타주류'(스피릿 드링크)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임페리얼 원액을 사용해 도수가 31도로 낮은 여성용 저도주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을 내놨다. 최근에는 17년산 원액을 중심으로 한 40도짜리 '임페리얼 네온'까지 출시했다.

롯데주류는 35도짜리 기타주류 '주피터 마일드블루', 하이트진로는 '더 클래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그란츠' 등을 출시했다. 한 결 같이 연산 표기가 없다.

이런 제품은 어느 정도 숙성 기간을 거친 위스키 원액인지 알 수 없는 데다 가격도 기존 연산 제품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소비자를 기만하는 '꼼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다만 주류업체들은 저마다 "숙성 연도보다 제품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강조하기 위해 연산 표기를 하지 않는 것뿐이다", "싱글몰트 위스키 수요가 증가하면서 몰트 원액량이 줄고 있는 것이 무연산 위스키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등 여러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수익성을 극대화하려는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

위스키의 연산은 원액의 숙성 정도를 뜻한다. 예컨대 '발렌타인 17년산'의 경우 원액이 17년 숙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연산 표기가 없다는 것은 연산을 표기한 위스키보다 숙성 기간이 오래되지 않은 원액을 사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위스키의 본고장 스코틀랜드 주법에 의하면 곡물 증류원액을 3년 이상 숙성시키면 위스키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3년 이상 12년 이하의 원액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스카치위스키 협회도 위스키에 연산을 명확히 표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무연산 제품은 위스키업계의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면서 "기존 연산별 마케팅이 브랜드 집중도를 저하시키는 측면이 많았다"고 말했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