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융권이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가운데 은행 대출금리가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가계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 서민들의 돈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앞으로 대출금리 상승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1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기준)는 3.44%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이로써 지난 9월과 10월 각각 3.43%, 3.42%를 기록하며 소폭 하락세를 보이던 대출금리는 3개월 만에 반등했다.
평균 대출금리는 기업대출, 가계대출, 공공 및 기타부문 대출을 모두 더해 산출한 값이다.
항목별로 보면 가계대출금리가 가장 많이 올랐고 기업 대출금리는 떨어졌다.
11월 가계대출금리는 전월(3.06%) 대비 0.10%포인트 오른 3.16%를 기록했다. 지난 5월 3.27%에서 10월까지 하락세를 유지하다 지난달 6개월 만에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공 및 기타부문대출은 3.17%로 10월(3.10%)에 비해 0.07%포인트 올랐다.
반면 기업대출금리는 3.56%로 오히려 전달(3.57%)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며 전체적인 대출금리는 올랐지만 대출 대상에 따라 금리 상승·하락 여부가 나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즉 가계대출금리는 10월과 11월 2개월 연속 상승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의 시중금리 흐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임이는 반면 기업대출금리에는 상대적으로 저금리를 적용받는 대기업의 변수가 있다.
강준구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과장은 "가계는 개개인이 대출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시중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 그와 같은 흐름의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며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고 거액을 취급하는 대기업이 당월에 대출을 많이 받으면 기업대출금리도 함께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1월에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이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금금리는 2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1.64%로 전월(1.56%) 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정기예금 금리는 1.64%로 전월(1.56%)보다 0.08%포인트 올랐고 정기적금 금리는 1.81%로 전월과 동일했다.
단 잔액 기준 통계로 보면 예금 금리는 여전히 하락세다.
순수 저축성 예금금리는 1.87%로 전월(1.90%) 대비 0.03%포인트 떨어졌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도 각각 0.03%포인트, 0.05%포인트 하락한 1.80%, 2.64%로 나타났다.
강 과장은 "11월 중 취급된 수신으로만 적용되는 신규 취급액 통계와 달리 잔액 기준의 경우 과거 적용된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도래하고 저금리 예금이 새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 전환되지 않는 한 당분간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