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촉발된 원자재 시장 불황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15년은 5년내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BCI)'는 지난해 말(210.1242)보다 25.73%(54.0551포인트)나 추락한 156.069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년내 가장 큰 낙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BCI 추세를 바탕으로 원자재 시장의 하락세가 이 상태로 지속된다면 소비자 가격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인상 계획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22대 주요 원자재 가격을 반영하는 BCI는 ▲2011년 -13.31%(-43.462포인트) ▲2012년 -1.05%(-2.965포인트) ▲2013년 -8.19%(-22.9329포인트) ▲2014년 -16.52%(-42.4597포인트)를 기록해 5년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BCI를 구성하는 원자재들은 천연가스의 경우 50% 수준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면화를 제외하고 모두 일제히 폭락했다. 이렇게 많은 수의 원자재가 모두 하락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원자재 시장 불황에도 상승세를 지켜오던 면화마저도 미 농무부(USDA)가 지난 9일 연말 재고량이 1억440만 베일(곤포)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하면서 하락조짐을 보이고 있다.
FT에 따르면 대부분 원자재의 수익성이 바닥을 치다 보니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중재업체 중 하나인 트라피규라의 크리스토프 샐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더 이상 투자자산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는 지난달 20일 월별원자재투자지수(Index Investment Data·IID Report) 발표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위원회는 "(원자재에 대한) 관심도가 낮다"는 것을 발표 중단 사유로 꼽았다.
한편 올해 초반에만 해도 전문가들은 개별 원자재들이 서로에게 주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조언해왔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원자재의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도 내다봤었다.
하지만 올해 원자재 시장의 하락세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직어드바이저의 론 로슨은 "2016년 1분기에 원자재 시장의 바닥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면화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을 보면 추가적인 하락세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머헤이븐의 커트 넬슨 파트너도 "올해 원자재 시장의 성과를 보면 낙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비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