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 '치킨게임'… 배럴당 20달러 현실화?

  • 등록 2015.12.21 12:14:03
  • 댓글 0
크게보기

추락하는 원유 값의 바닥은 어디일까. 정말로 국제원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까?

세계경제의 침체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 등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내년에도 유가의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내년 국제유가가 골드만 삭스가 앞서 전망한데로 2002년 이래 최저치인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2016년 하반기부터 반등을 시작해 내년 중 배럴당 51~56달러 선까지 회복한 뒤 장기적으로는 60~80달러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 국제원유 18개월 동안 68% 하락

원유가격은 지난 18개월 동안 무려 68%나 떨어졌다. 올 한 해 동안에만 42%나 폭락했다. 지난 5월 6일 올 최고가인 65.63달러까지 기록했던 두바이유는 지난주 18일 배럴당 32.98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인 17일에는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32.86달러로 집계됐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8일 배럴당 34.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2월 18일 이후 최저치다.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은 내년 말 쯤엔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바닥을 확인하는 작업이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계 상업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의 원유시장 분석가인 마이크 위트너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원유의 과잉공급 문제는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치킨게임’ 벌이는 산유국들

현재 산유국들은 ‘치킨게임’ 양상마저 보이면서 원유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1위 원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4일 OPEC회의에서 감산을 거부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비 OPEC회원국인 미국과 러시아 등이 자체 원유와 셰일가스 등을 개발하면서 시장 점유율 잠식을 우려한 사우디아리비아가 원유 감산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CNN방송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OPEC은 맹렬하게 원유를 생산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의 생산자들을 시장에서 밀어내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코노코필립스와 쉐브론 등 대형 석유회사들은 더 많은 기름을 생산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걸프만의 항구들마다 원유를 하역하기 위해 기다리는 유조선들로 교통정체를 빚고 있다. 미국의 석유회사들은 갈수록 쌓여가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 경제제재 풀린 이란도 원유수출 가세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서방의 경제제재 조치로 묶여있던 이란의 원유마저 내년부터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로크노딘 자바디 이란 석유부 차관은 19일(현지시간) 이란의 핵 합의안(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행에 따라 서방국들의 경제·금융 제재가 풀리면 “시오니즘 정권(이스라엘)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원유를 판매하기 위한 수송·저장·항만과 같은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이란의 국영석유회사(NIOC) 임원을 겸하고 있는 자바디 차관은 “이란 경제 제재가 풀리면 일일 산유량을 일차적으로 50만 배럴 증산할 계획”이라며 “현재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기존 거래 선과 원유 매매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 2016년 하반기 반등 예상

전문가들은 유가가 2016년 하반기부터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내년 3분기 쯤 국제유가는 배럴당 51달러로 반등을 시작해 4분기에는 56달러 선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위트너 사장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하반기에 (국제원유가는) 마침내 긴 터널을 지나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투자 전문가인 토토이스 캐피탈(Tortoise Capital)은 장기적으로는 세계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국제유가가 배럴당 60~80달러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제원유가가 100달러 선까지 회복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