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성년후견인 지정]'건강 이상無, 후계자 나'vs'아버지 내세운 흔들기'

  • 등록 2015.12.21 1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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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용한 흔들기 그만' 고모의 경고?...성년후견인 지정시 '장남 명분 잃어'

롯데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 여부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인 신정숙씨가 법원에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을 요청함에 따라 건강 이상설이 단순한 설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성년후견인 지정에 따라 앞으로 있을 롯데가 법정 분쟁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인 신정숙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즉, 여동생인 신씨는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이며, 최근 진행되는 가족 간의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법원에서 후견인을 세워달라는 것이다.

특히 신씨는 최은영 유수홀딩스(전 한진해운홀딩스) 회장의 모친으로, 최현열 전 NK그룹 회장과 결혼 후 외부 활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분쟁의 중심인 신동주·동빈과 함께 후견인 대상으로 그동안 중립적인 입장을 밝혀 온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을 함께 지목하면서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의사결정능력과 건강 상태 등을 바탕으로 성년후견인 지정을 검토, 결정하게 된다.

만약 법원이 신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을 지정한다면 그동안 '경영 지시서'와 '위임장' 등을 공개하며 롯데가 후계자를 밝힌 신동주 회장은 사면초가에 빠지게 된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주 회장이 부친인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잃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장남인 신동주 회장은 "아버지의 건강 상태는 이상이 없다"며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갖고 있으며, 나를 후계자로 지명했다"고 밝혀왔다. 이 같은 명분으로 자신이 롯데가 후계자임을 주장했다.

더욱이 지난 10월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까지 밝히는 등 한동안 논란이 되던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차남인 신동빈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만 94세의 고령으로 인해 기억력과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라며 "(신동주 SDJ 회장이) 고령인 아버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이 심신이 굉장히 허약해진 상태라며, 언론에 공개된 모습 또한 조심스러우나 일시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고령인 아버지를 내세워 롯데가 경영권을 흔들기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고령으로 판단이 흐려진 신 총괄회장을 이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모습"이라며 "지난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고령인 총괄회장을 이용하는 것은 도를 넘는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재계에서는 신씨의 성년후견인 신청과 관련 '더 이상 아버지를 욕보이지 말라'는 고모의 경고성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의 개인 생활이 언론에 공개되고, 신 총괄회장을 두고 두 아들 간의 고소 고발이 이어지는 등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신 총괄회장은 2012년까지만 해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 경영'을 할 정도로 건강했다. 그러나 2013년 고관절 수술을 받게 되면서 건강이 악화했다. 수술 이후에는 거동이 불편해져 대부분 휠체어에 의지해왔다.

조종림 kimm17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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