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주직장에서 예전만큼 오래 버티기 힘들어지면서 영세업자가 주를 이루는 숙박음식점 업체 수가 20% 가까이 늘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기준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잠정)'에 따르면 전체 기업체 수는 53만6200개로 전년과 비교해 6.9% 늘었지만 숙박음식업은 19.0%나 증가했다.
숙박음식업은 산업별 기업체수 구성비를 따지면 가장 적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증감률 만큼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예상보다 일찍 생애 주직장에서 퇴직해 치킨집이나 카페 등을 창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주직장이란 근속기간이 가장 길고 지속기간 10년 이상인 직장을 의미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에서의 평균 정년 퇴직 연령은 54.1세지만 실질은퇴연령은 71세다. 기업에서 50대에 퇴직한 후 1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근로활동을 지속한다는 것인데, 이 때 비교적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음식점 창업이다.
부동산임대업도 16.1%나 늘었다. 이 분야 역시 중장년층이 자격증을 취득한 뒤 부동산을 개업해 생업전선에 뛰어든 경우가 많다.
종사자 규모별로 봐도 직원 50~499명 이상인 기업의 수는 줄어든 반면 ▲4명 이하 11.7% ▲5~9명 3.8% ▲10~49명 1.2% 증가하는 등 영세업체의 수가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종사자 4명 이하의 기업은 53.6%로 절반이 넘는 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5~9명 21.5% ▲10~49명 21.0% 순으로 나타나 영세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문정철 통계청 행정자료관리과장은 "법인등록을 한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기 때문에 불황에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해석이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대기업의 경우 숙박음식업 증가는 미미한 데 반해 중소기업은 19.3%나 늘어난 것을 봐서 고용시장에서 나온 사람들의 창업이 증가했다고 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